[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삼성전자가 유독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에도 판매량과 시장점유율 모두 추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중국 현지 제조사들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9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판매 대수는 35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70만대)과 비교하면 60% 급감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3.3%로, 전년 동기(8.6%) 대비 5.3%포인트 급락했다. 순위 역시 6위에 그치며 기존 왕좌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토종 제조사들은 자국 시장을 거침없이 활보했다. 가격경쟁력에 품질까지 갖추며 삼성전자를 따돌렸다. 1분기 화웨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4%)보다 3.3%포인트 증가한 19.7%의 점유율로 왕좌를 지켰다. 오포 역시 전년 동기(10.1%)보다 7.4%포인트나 성장하며 17.5%의 점유율을 보였다. 비보의 경우, 1분기 시장점유율이 17.1%로 1년 전(11.2%)보다 5.9%포인트 성장했다. 이들을 포함한 중국 전체 제조사의 성장률은 4%로 나타났다. 특히 화웨이·오포·비보는 중국 전체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탑 3에 집중된 수혜를 누렸다.
애플도 부진했다. 시장점유율 10.1%로 4위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2.3%)보다 2.2%포인트 점유율이 하락했다. 기존 강자였던 샤오미는 전년 동기(12.6%)보다 4.6%포인트 하락한 8.0%의 점유율로 5위권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과 샤오미가 중국 브랜드인 화웨이, 오포, 비보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브랜드 신뢰도도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CR(컨피덴셜 리서치) 브랜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인기도는 1분기 4.8%에 그쳤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 이후로 3분기 연속 하락세다. FT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로 타격을 입었다"며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에 가려 빛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에서 갤럭시S8이 출시돼 화제가 되면 브랜드 인기가 반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가 올해 5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노트7 리콜 이후 삼성 디바이스에 대한 대기 수요가 있다는 점과 부품 수급 문제는 아이폰8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과 기회가 동일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