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진보정당 최초로 대선 두 자리 수 득표율 달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대선 TV토론에서 호평을 받은 심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전후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권자들의 ‘사표방지’ 심리가 발동하면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심 후보는 3일 강원도 춘천시 유세에서 “국민들이 수십년동안 될 사람 밀어줘서 된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어디로 안내했나. 될 사람 밀어주자며 대세에 편승한 표야말로 사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세에 편승한 표는 대한민국도 바꿀 수 없고 내 삶도 바꿀 수 없다”며 “심상정이 대한민국 개혁의 키를 쥐고 있다. 심상정이 받는 지지율만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간다”면서 유권자들의 소신투표를 호소했다.
최근 정의당은 심 후보의 대선 득표율 목표치를 15%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기록한 3.9%는 물론, 지난해 총선에서 정의당이 얻은 정당득표율 7.2%의 두 배에 달한다.
대선 득표율 두 자리 수 돌파는 진보계열 정당의 숙원이다. 정의당이 내년 지방선거와 차기 총선에서 탄력을 받고, 주류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라도 대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내놔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또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가 10% 이상 득표하면 선거 비용의 절반을, 15% 이상 득표하면 전액을 돌려받는다.
일단 분위기는 상승세지만, 현재 지지율 1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심 후보 지지층이 일정 부분 겹친다는 것이 변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진영이 결집 움직임을 보이면서 진보진영의 위기감 역시 커져가고 있다. 문 후보 측도 “보다 확실한 정권교체와 국가 대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홍 후보의 상승세와 구 새누리당 부활 조짐에 진보진영이 문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며 “심 후보의 두 자리 수 득표율 달성 여부는 선거 구도가 어떻게 출렁이느냐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강원 춘천시 명동 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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