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KT(030200) 정기주주총회가 고성과 막말 속에 막을 내렸다. 황창규 회장의 재선임을 반대하는 소액주주들과 이를 찬성하는 측은 주총 내내 고성과 막말을 쏟아내며 충돌했고 일부 주주들은 몸싸움까지 벌였다. KT는 황 회장의 재선임을 비롯한 안건들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황 회장의 임기는 2020년까지 3년간이다.
24일 서울 서초구 KT연구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KT 주주들이 현수막을 펼치며 황창규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외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24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35기 정기 주주총회는 시작과 함께 일부 주주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며 "황창규 회장 퇴진"을 외쳤다. 황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주주들과 주총의 정상적인 진행을 요구하는 주주들 사이의 고성은 주총 내내 지속됐다.
특히 황 회장의 연임과 이사회 보수 한도액 증액 안건이 상정되자 반대측과 찬성측은 거세게 충돌했다. 황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한 주주는 "청와대의 요청으로 이동수 전 전무를 광고책임자로 채용해 68억원 상당의 광고 물량을 최순실 소유의 회사에 몰아줬다"며 "황 회장은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황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는 주주들은 "황 회장의 임기 3년간 실적이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총 11명 이사의 보수한도액을 지난해 59억원에서 6억원 늘어난 65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서도 양측은 충돌했다. 반대하는 주주들은 "직원들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복지를 줄이면서 이사들의 연봉은 왜 올리냐"며 항의했다. 찬성 측은 "이사 보수한도액을 올리는 것은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됐다는 것"이라며 "내년 주주들의 배당액도 늘려달라"고 말했다.
사내이사에는 임헌문 매스총괄 사장, 구현모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재선임됐다. 사외이사는 김종구 변호사, 박대근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이계민 전 한국산업개발연구원 고문, 임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 선임됐다. 김 변호사와 박 교수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또 KT는 정관을 변경하며 소방시설업·발전업·전기설계업·경영컨설팅업·보관 및 창고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재무제표 승인을 통해 배당금은 주당 800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4월 21일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황 회장은 "3년간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KT가 보유한 지능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5대 플랫폼 사업을 집중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KT가 글로벌 1등, 혁신적인 ICT 기업,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35기 정기주주총회가 24일 서울 서초구 KT연구센터에서 열렸다. 사진/KT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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