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항공업황 호조에도 저가항공(LCC) 기세에 활짝 웃지 못했던 국내 대형 항공사들이 노사 갈등과 운항정지 행정처분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맞았다. 위기의식을 감지한 대형사들은 신형기 도입 및 공동 운항 확대에 적극 나서 난관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9 1호기를 김포~제주 노선에 처음으로 투입했다. 연비 효율을 대폭 높인 장거리 노선용 전략 기종이다. 오는 6월부터는 국제선 노선에도 투입되며, 올해 5대를 시작으로 총 10대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A350 항공기 도입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만 총 4대가 도입되며, 역시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신형기는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좌석 앞뒤 공간이 10cm가량 넓은 '이코노미 스마티움' 클래스를 적용, 풀서비스 항공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꾀할 수 있다.
올해 역시 LCC 맹력한 추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용 신형 항공기 도입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사진/각 사
대형사 특성을 십분 활용한 차별화 전략도 눈에 띈다. 단거리 위주 한정된 취항지를 보유한 LCC에 반해 중장거리까지 아우를 수 있는 만큼 글로벌 항공사와의 공동 운항 확대를 통해 실질적 노선 확대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
항공기 제작 참여 등을 통해 미국 델타항공과 공고한 협력관계를 유지 중인 대한항공은 이를 바탕으로 공동 운항 노선을 점진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올해 역시 같은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협력사 범위도 확대해 나간다. 현재 대한항공은 전세계 35개사와 536개 노선의 공동 운항을 운영 중이다. 최근 유나티드항공과 미주에만 5개 공동 운항 노선을 보유하게 된 아시아나항공 역시 글로벌 항공사들과의 장거리 노선 중심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대형사가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지난해 국제선 비중 30%를 돌파한 LCC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함이다. LCC들이 올 들어 앞다퉈 채용 규모를 늘리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만큼, 규모 외적 측면에서 분명한 차별점을 두겠다는 것. 특히 외적 성장에도 불구,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대한항공)과 오는 4월 운항정지 행정처분 판결(아시아나) 등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 타깃층이 다르다 해도 올해 역시 대형사 대비 LCC의 높은 성장폭이 예상되는 만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는 게 장거리 노선에 특화된 첨단 신형 기종 투입"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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