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더블루K 사업'은 권력형 비리"(종합)

조성민 전 대표 "대통령도 관여한 것으로 생각한다"

[뉴스토마토 이우찬·홍연기자]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져(GKL)로부터 매니지먼트 계약을 수주하는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최씨가 소유한 더블루K의 사업은 권력형 비리라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조 전 대표는 9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GKL과 관련해 대통령이 관여됐다는 이야기를 직접 듣거나 정황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안서를 만들어서 명함을 끼워서 보내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통해 연락이 왔다”고 답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이 제 연락처를 알았다는 것은 최순실 회장께서 안 전 수석과 직접 컨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이틀 전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본 안 전 수석의 수첩에서도 제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어서 관련이 있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사실상 소유한 더블루K가 포스코와 GKL스포츠팀 창단 매니지먼트 계약을 수주할 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 대표는 또 “더블루K가 GKL 장애인스포츠단 창단이나 포스코와 관련된 것만 놓고 보면 범죄 같지 않은데 권력형 비리에 연루됐다는 취지로 증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재판부가 묻자 “정부 인사 한 사람만 관여했다면 몰라도 여러 사람이 관여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설사 그것이 아니더라도 더블루K에는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인력 등 핵심역량이 없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권력형 비리라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문형표(구속기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과 관련해 “청와대의 지시도, 삼성 측의 요청이나 요구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더블루K는 사실상 최순실씨 소유"라고 증언했고,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더블루K는 최순실씨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특히 "최씨는 직원들을 음식점에 있는 이쑤시개처럼 대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대통령 측에 증인신문 질문 내용과 관련해 핵심만 질문해달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피청구인(대통령) 측이 지금 왜 수사기록을 다 확인하고 있는지, 왜 이에 대해 증인신문을 하는지 재판부로서는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이어 “피청구인 측은 소추사유와 관련해 유리한 사실을 캐내는 것이 목적 아닌가. 핵심으로 들어가라”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양 측에 효율적인 신문을 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청구인, 피청구인 변호사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홍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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