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대기업 채용시장에 먹구름이 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탄핵정국과 특검수사 등으로 인사 계획을 세우지 못한 곳들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통계청 기준 9.8%)를 기록한 가운데, 올 상반기 대기업 채용 전망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10대그룹 중 올해 채용계획이 확정된 곳은 SK와 한화, GS 등 3곳에 그친다. 지난해 7만5000명가량을 뽑았던 10대그룹은 경기 침체와 특검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절반 이상이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은 특검수사에 경영 일정이 멈춰섰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존폐 위기에 놓였고,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인사 등도 줄줄이 연기됐다. 채용계획 역시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 4000명, 하반기 1만명 등 1만400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지난해 1만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현대차도 아직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도 미정이다.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도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포스코와 한진, 현대중공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통상 연초에 계열사별로 채용 규모를 취합해 전체 채용 일정을 확정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LG는 이달 말쯤 채용 규모 등 전체적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해마다 4000명 가량을 채용했던 LG는 예년 수준에서 채용 규모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계획을 세운 그룹들은 지난해보다 소폭이나마 채용 인원을 늘려 취업준비생들의 숨통을 터줬다. SK는 지난해(8100명)보다 100명 늘어난 8200명을, GS도 200명 늘어난 4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졸 신입 1000명을 채용한 한화는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한편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은 올 상반기 대졸 공채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2862명) 줄일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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