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3년간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여파가 장비업계로 번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신규 주파수용이나 광대역 LTE-A 등을 제외하면 투자 기조를 극히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추세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 3사의 최근 3년간 설비투자(캐팩스)는 하락세다. 지난해 설비투자 합계는 집행금액 기준 5조5788억원으로, 2014년(6조8710억원)과 2015년(5조6983억원)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지난해 신규 주파수를 획득한 SK텔레콤만 전년 대비 3.8% 늘어난 1조9640억원을 집행했다. SK텔레콤은 전국에 IoT 전용망인 '로라'도 구축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전년보다 투자액을 줄였다.
앞서 2014년과 2015년에는 LTE-A와 광대역 LTE-A 등 새로운 무선통신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이후에는 5세대(5G) 통신과 IoT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추세다. 5G 상용화 시점은 2020년으로 예상된다. 4G도 상용화 시점에 설비투자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2018~2019년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 3사의 올해 투자 예상 금액은 5조7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통사들은 올해도 투자 효율성을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지난 3일 열린 4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네트워크 투자를 효율적으로 하면서 과도한 투자 부담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올해 설비투자 예상 금액으로 지난해보다 410억원 늘어난 2조4000억원을 제시하면서도 '안정적 운영'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올해 예정된 1조3500억원의 투자도 최대한 효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은 해외시장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인도와 프랑스에서 인프라 구축 관련 계약을 성사시켰다. 11월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주 정부 통신사업자로부터 1000만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해 광통신 장비를 공급한다. 앞선 10월에는 프랑스에 광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71만유로 규모의 첫 장비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유비쿼스는 지난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장애 감지·복구·차단 기능을 가진 광통신 단말장치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저가의 광모듈과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광출력 이상 상태를 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서 해외시장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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