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예고된 호재에 지난 2015년 가파른 집값 상승폭을 기록했던 하남시가 작년 크게 주춤하며 들쭉날쭉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1.3 부동산대책 조정 지역 포함 직후 급격히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데다 각 지구별 악재가 가시화되며 침체 지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입지 경쟁력이 탄탄한만큼 중장기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11일 KB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 이후 1년 새 7.9%나 오르며 서울 강남권(6%) 상승률을 웃돌았던 하남시 아파트값이 최근 1년 동안은 0.29% 수준에 그치며 큰 폭으로 둔화됐다. 같은 기간 강남(4.69%)은 물론 전국 상승률 1.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불과 1년 새 하남시 집값 변동폭이 들쭉날쭉한 배경은 미사강변도시를 비롯해 위례신도시 등에 예고된 호재가 반영된 2년 전 오름폭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과의 높은 근접성과 경전철 개통 등 교통호재로 인해 수천만원에서 1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었지만 이미 반영된 오름폭에 추가 상승이 버거운 모습이었다.
여기에 11.3부동산 대책 조정 지역으로 묶이면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하늘을 찌르던 하남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위례신사선 경전철 시업 지연으로 최대 교통호재가 악재로 바뀐 위례와 마찬가지로, 하남 역시 더딘 인프라 구축으로 개발 호재가 주춤해지면서 상승세 제동에 한몫했다.
위례신도시는 지역 부동산 최대 호재였던 경전철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오히려 악재로 돌아섰다. 위례신도시 내 아파트 신축현장 전경. 사진/뉴시스
여기에 작년 하반기 첫 분양을 시작으로 기대를 모은 감일지구마저 토지보상 문제와 택지 내 대규모 유적 발견 등으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작년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 주요 아파트 단지들의 매매호가는 1000만~2000만원 정도 하락했고 매수 문의도 뜸해졌다. 정부 규제 강화 기조에 시장 분위기가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지역별 악재가 가시화된 만큼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공공택지공급을 줄이기로 한 상황에서 비교적 막바지에 조성된 하남 공급물량과 서울로부터의 이주 가구가 적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하남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서울에서 경기로 거주지를 이동한 11만2172가구 중 1만7016가구가 자리 잡으며 수도권 내 순유입 가구수가 가장 많은 지역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 따른 타격과 교통망과 인프라 구축 등 부동산 대표 호재로 작용하는 요소들의 사업이 지연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지만 하남은 서울과의 높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어 입지면의 경쟁력은 탁원한 편"이라며 "당분간의 하락세는 피할 수 없겠지만 결국 지연된 사업들이 진행돼 구축만 되면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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