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이마트(139480)가 올해 설을 맞아 자체브랜드(PB)에서 선보이는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대폭 확대했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과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백화점과 특급호텔들이 저가 실속형 선물을 늘리는 가운데 이마트는 반대로 고급화 전략을 통해 PB상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1일 이마트는 PB 설 선물세트 37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31종으로 전년 20여종 대비 50% 가량 늘었다.
2008년 첫 선을 보였던 이마트의 PB 선물세트는 주로 햄이나 참치캔, 샴푸, 양말 등 저가 상품 위주로 구성됐다. 그러나 2014년 PB홍삼정과 단독판매 와인 선물세트를 출시하며 PB 선물세트의 고급화를 시작했다.
올해에는 한우 등심과 채끝을 저온습식으로 숙성한 '피코크 웻에이징 스테이크 세트'를 25만8000원에 판매하고 수산 선물세트에서 특별히 큰 갈치와 굴비, 옥돔을 골라 '3대 황제 세트'를 마련해 30만원, 35만원에 판매하는 등 백화점급 가격으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피코크 천안 100년의 향기 배' 선물세트는 지난해에도 선보였던 제품으로 평균 4만원선인 일반 배 선물세트보다 두배 가까이 비싼 7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제작됐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추석 명절 당시 2만개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화두가 되고 있긴 하지만 공직자가 아닌 사람이 훨씬 많고 고급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크다고 판단해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프리미엄급 선물세트에는 모두 '피코크' 브랜드를 붙였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피코크=이마트'라는 인식이 퍼진 가운데 여기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서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운영팀장은 "이마트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PB의 고급화 전략은 장기적으로 대형마트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백화점을 비롯한 다른 유통채널은 저가 실속형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있어 이마트의 PB 선물세트 프리미엄 이미지는 더 부각될 전망이다.
신세계(004170) 백화점은 5만원짜리 굴비세트를 선보이는 등 김영란법에 맞춰 5만원 미만 선물세트 품목을 30% 늘렸다. 같은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현대백화점(069960)은 전년 대비 35%, 롯데백화점은 60%나 늘렸다.
호텔업계도 PB 상품을 선물세트로 선보이고 있지만 방향은 고급화보다는 실속화에 가깝다. 5만원 이하로 선물세트 가격을 맞추기 위해 호텔에서 판매하는 가운, 슬리퍼, 방향제나 베이커리, 원두 등의 PB상품을 내놨다.
(사진제공=이마트)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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