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보복 인사 의혹을 받고 있는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1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27분쯤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노 전 국장은 물러난 것이 외압 때문이냐고 묻는 취재진에 "자의에 의해 나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나쁜 사람"이란 발언을 들었을 때 심정에 대해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공무원을 욕하면서 예를 들어 '일을 잘 했다, 못 했다' 이런 얘기는 들을 수 있는데, '나쁘다, 좋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 또 김기춘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일단 특검의 조사를 받겠다", 조윤선 장관으로부터 입막음 정황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노 전 국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출전했던 전국승마대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최씨 모녀에 불리한 내용의 보고로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4월 경북 상주시에 열린 대회에서 정씨가 준우승에 그치자 그해 5월 문체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국장은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한 후 "최씨 관련 파벌 싸움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같은 해 8월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불러 노 전 국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인사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국장은 이후 10월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됐다가 지난해 7월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앞선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은 노 전 국장을 지목하면서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발언하면서 사실상 퇴직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 전 국장은 지난해 12월7일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신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된 것에 대해 "승마대회에서 정유라씨가 2위를 하면서 승마협회를 조사하라는 윗선의 요구에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에게 지적받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며 퇴직 당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지난해 12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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