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시장에서 825만대 판매 목표를 세운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이 61% 수준이다. 10대 중 6대는 해외공장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내수시장의 성장성 한계, 고임금 구조와 잦은 파업 등으로 인해 국내 생산공장이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해외로 공장을 옮겨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업체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일각에선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의 해외공장이 늘어나면 궁극적으로 국내 일자리를 줄어들게 될 것이고, 경제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도 있지만 고질적인 노조 파업리스크 등이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한다는 점에서 무작정 비판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지난 2일 현대·기아차는 2017년 시무식을 갖고, 올해
현대차(005380) 508만대,
기아차(000270) 317만대 생산·판매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판매목표와 비교하면 각각 1.4%, 2.2% 높게 잡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가동되는 충칭공장을 포함해 전세계 10개국 35개 생산공장 체제를 확립해 판매망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현대·기아차의 국내생산 338만대(현대차 178만대, 기아차 160만대), 해외생산 540만대(현대차 344만대, 기아차 196만대) 등 총 878만대 수준이다. 전체의 해외생산 비중은 61.51%다.
최근 3년 사이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확대는 더욱 눈에 띈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중국 쓰촨성(16만대)과 2016년 창저우(30만대), 올해 충칭(30만대, 상반기 준공 예정) 등 총 76만대에 달하는 생산물량을 해외에서 키웠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연산 40만대 수준의 멕시코 페스케리아 생산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3년간 116만대에 달하는 생산공장을 해외에 유치하면서 글로벌 시장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이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53%에서 2014년 62%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지난해 66%까지 치솟았다. 올해 중국 충칭공장이 가동되면 해외생산 비중은 7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7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생산 총 생산물량은 174만대에서 올해 570만대로 10년 사이 227.58% 증가한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 확대를 보는 시각차도 극명히 갈린다. 세계 각국에 몰아치는 보호무역주의 파도가 거센 가운데, 현지화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국내 일자리가 줄고, 중소 협력사 도태, 국가 경제 악영향 등 부정적인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내수 한계에 봉착했고, 고임금 구조와 파업 장기화로 생산기지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 미국이 대기업 해외공장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링(Reshoring)' 전략에 비춰보면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확대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조언했다.
현대차 중국 베이징 3공장에서 미스트라 등 4개 차종의 생산 라인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