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 산하 4개 브랜드, 40여개 제품의 허위광고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 9월 가습기살균제 치약 사건 이후 최근에는 네일제품에서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가 검출되는 등 아모레퍼시픽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프리메라 화장품 31개 품목과 설화수 2개, 헤라 1개, 에뛰드하우스 1개 제품이 의약폼 오인 우려 광고를 했다며 3개월 광고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 다른 설화수 제품 2종에 대해서도 미백 기능성 화장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한 사실을 적발하고 3개월 광고정지를 지시했다.
적발된 광고 대부분은 원료에 대한 설명에서 의약품으로 오인할만한 설명을 담고 있었다. 설화수 수율크림의 경우 주원료인 생맥산을 설명하면서 '음용보약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기를 보해주는 한방비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문제가 됐다. 헤라 바이탈리프팅파운데이션도 '슈가애플세럼'을 함유했다고 하면서 해당 성분이 '진통, 해열, 강장, 소화, 이뇨 등에 효과가 있고 남미에서는 류마티즘 치료를 위해 이용한다'고 의약품처럼 설명했다.
에뛰드하우스의 달팽이케어링하이드로마스크는 지난해 초에도 한 차례 의약품 오인 우려 광고로 행정처분을 받았던 제품이다. 당시 제품 포장에 '손상받은 피부의 회복을 도와줍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 문제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매장에 비치한 홍보 카드에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켜준다'는 거의 같은 문구를 또 사용했다. 일부 브랜드 매장의 경우 대리점주가 본사와 상관없이 홍보 문구를 작성해 부착하는 경우가 있지만 해당 홍보 카드는 본사 차원에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제품이 두번 이상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제품명을 '달팽이힐링하이드로마스크'에서 '달팽이케어링하이드로마스크'로 살짝 변경하며 다른 제품으로 분류, 가중 처벌은 피하게 돼 꼼수 논란도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내부에서 광고를 사전에 심의하는 부서가 있지만 브랜드와 광고 형태가 다양하다보니 일부 누락되는 부분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은 언론 홍보 자료 하나를 낼 때에도 철저한 검수를 하는데 브랜드가 많아 누락됐다는 점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만 세차례나 안전성 문제로 식약처로부터 제품 회수 처분을 받으며 서경배 회장이 강조하는 '품질경영'에 금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초 아리따움에서 판매 중인 네일제품에서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류가 기준치의 56배 이상 검출되며 현재 해당 제품을 회수 중이다. 해당 제품과 같은 포장재를 사용중인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의 네일 제품도 함께 회수되고 있다.
앞서 9월에는 치약 13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분이 검출되며 전면 회수에 들어갔으며, 지난 5월에도 아리따움의 틴트 제품에서 미생물이 기준치를 초과하며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반복되는 제품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1일자로 '품질 디비전(부문)'을 신설하고 책임자로는 유승철 상무를 신규 임용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련 부서를 신설한 만큼 내부절차를 강화하는 등 내년부터 보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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