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더 어렵다"…현대·기아차, 사업계획 '골머리'
다음주 해외법인장회의 개최, 내년 판매목표 수립 예정
2016-12-15 16:00:15 2016-12-15 16:00:15
현대·기아차가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내수시장 침체와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보호무역 강화까지 겹치면서 대내외적 리스크(위험)가 가중되면서 내년은 더욱 더 힘든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계열사 임원인사 및 내년 사업계획 등을 마무리 짓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예년보다 서둘러 각 계열사 사업 단위별 계획안을 취합했지만, 윤곽만 나왔을 뿐 구체화 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현대·기아차는 지난 6일 전세계 60여명의 해외법인장들이 참석해 한해 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해외법인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해외법인 시장상황 및 판매목표 등을 취합해 최종 내년 판매목표를 설정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4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열린 '201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청문회 출석으로 한 차례 연기되면서 목표수립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다음주 해외법인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취합한 자료를  토대로 내년 1월 2일 시무식에서 정 회장이 직접 사업전략을 발표하게 된다. 
 
현대차 고위 임원은 “내년 경영전략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대내외 경영여건이 워낙 어려운 데다 각종 변수도 많아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내년 경영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급성장 기조를 벗어나 판매목표도 보수적으로 잡을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는 지난 2010년 574만5205대, 2012년 712만2681대, 2014년 800만5152대를 판매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뤄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판매둔화 탓에 연초 목표에 못 미친 801만5745대를 판매했다. 올해 보름 정도 남겨놓은 상태에서 현대·기아차는 연초 판매목표인 813만대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목표 미달하는 결과를 안게 될 전망이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내년 판매목표를 820만대 수준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현대차 중국 5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확대됐지만, 글로벌 경영여건의 불확실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 각인,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의 판매확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 등 질적 성장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내년 현대차(005380)의 고성능 브랜드인 ‘N’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장의 판매량 확대보다는 향후 자동차 시장의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 확보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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