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 A씨는 저리의 햇살론으로 대환대출을 해준다는 '자칭' 캐피탈 직원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저축은행 대출금 1800만원만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인상돼 6%대 햇살론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빚 상환 부담이 컸던 A씨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불러주는 계좌로 1800만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저금리 대환처리는 커녕 돈을 몽땅 잃어버리게 생겼다. 캐피탈 직원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이었고, 그는 입금된 돈을 찾자마자 잠적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이처럼 연말연시를 맞아 대출을 권유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국민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문자메시지를 통신사 명의로 발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보이스피싱 월평균 피해금액은 전년 대비 25.2% 감소했으나, 금융회사를 사칭하며 급전이 절실한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인 뒤 돈을 편취하는 '대출빙자형'은 증가 추세다.
연말연시 자금수요가 많은 서민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월평균 피해금액은 지난해 87억원에서 올해 11월까지 107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햇살론 등 저금리의 정부지원 대출상품으로 대환해주겠다며, 기존 대출금을 사기범이 지정해주는 대포통장으로 송금케 하고 이를 가로채는 신종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인당 피해금액은 지난해 하반기 53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570만원으로 늘었고, 지난 11월엔 710만원으로 확대됐다.
은행 직원을 사칭하고 대출진행비를 주면 정부지원 대출을 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도 존재한다. 신용등급은 낮지만 전산작업비 및 공탁금을 보내면 단기간에 전산작업을 통해 신용등급을 올린후 대출이 가능하다고 피해자를 기망하는 수법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신용등급을 올려 준다며 전산작업비, 공탁금, 보증료 등 어떠한 명목이든 입금을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라고 강조했다.
또 전화 또는 문자로 대출받을 것을 권유하면서 어떤 명목이든 입금을 요구하면 100% 사기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부지원 대출상품은 반드시 금융회사 영업점 창구를 직접 방문해 신청하는 것이 원칙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존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해당 금융회사 명의의 공식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신속하게 경찰서(112)나 해당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연시가 다가옴에 따라 서민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강릉경찰서 본관 1층 민원안내실 출입구 유리벽에 경찰청과 금융감독원 명의의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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