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면서 수요자들이 입주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규제 대상에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입주권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11.3 대책 이후 거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지역 입주권 거래는 27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19건 보다 소폭 늘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169건이 거래돼 작년 11월 한 달 258건의 절반을 넘어었다.
서울에서 입주권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마포구다. 지난해 11월 4건에 불과했던 마포구 아현동 입주권 거래는 이달 이미 24건이 거래됐다. 아현2구역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이 곳에서는 모두 입주권 거래가 이뤄졌다. 마포구 전체는 이달 현재 36건이 거래돼 작년 11월 한달 10건을 이미 크게 넘어섰다.
아현동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동과 호수 등 비교적 좋은 매물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입주권의 장점"이라며 "아현2구역은 지난 6월 관리처분인가가 완료되고 8월에 조합원 동호수 지정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입주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거래가 늘면서 입주권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수 e편한세상' 전용면적 59㎡ 입주권은 지난달 말 6억5200만원에 실거래 됐으나, 이달 6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열흘 사이에 4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전용 84㎡도 한 달 사이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입주권 가격은 일반 분양가보다 10~20% 가량 저렴한 게 일반적이지만, 일반 분양가를 넘어서는 사례도 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분양한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 1,2차' 전용 84㎡의 입주권은 일반분양가가 6억5510만~6억6819만원에 거래된 것 보다 최고 1억8000만원 비싼 8억1000만~8억3000만원에서 거래됐다.
11.3 부동산 대책으로 수요자들이 입주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개포3단지 재건축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하지만 입주권의 경우 분양권과 달리 목돈이 들기 때문에 입주권 시장이 과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개포동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입주권 물량은 일반분양에 비해 좋은 물건이 많아 향후 가격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추가분담금이나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투자 가치는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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