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정부가 5번의 시도 만에 우리은행 지분 30%가량을 매각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매각을 통해 정부와 우리은행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면서도 외국자본의 투입을 최소화했고,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의 이행약정(MOU) 폐지로 경영 독립성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포스코와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한화생명의 참여에 따른 정부 입김 작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할 최종 낙찰자로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7곳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에서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균형을 맞췄다.
7곳의 투자자 중 SI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이다.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는 FI로 분석된다.
공적자금도 2조4000억원을 회수하게 돼 현재까지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8000억원 중 이번 회수액을 포함해 총 10조6000억원(회수율 83.4%)를 회수하게 됐다.
이번 투자자 대부분이 국내기업인 만큼, 정부는 과거 외환은행의 론스타 인수 시 국부 유출 우려에서도 자유로워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번에 매각하는 과점주주 지분의 합계 29.7%는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21.4%를 상회한다"며 "공적자금 회수와 민간 주도의 자율적이고 상업적이며 투명한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 역시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단기 투자자인 사모펀드들이 대거 참여를 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에 참여한 사모펀드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유일하다.
또한, 정부가 예보와 맺은 MOU를 해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예보와의 MOU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투자자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투자자는 포스코와 한화생명이다.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포스코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SI로 참여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보유하게 된 한화생명의 경우 예보가 지분 15.25%(1억3245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창현 공적자금위원장은 "포스코의 경우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없고 한화생명도 1명의 사외이사로 경영권을 장악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이 상호 견제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매각이 이뤄져 앞으로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한편, 예보는 오는 12월 중순까지 대금 수령 및 주식 양도절차를 마무리함으로써 매각 절차를 종결한다. 금융위의 승인이 불필요한 투자자는 이달 23일 종결짓고 금융위 승인이 필요한 투자자의 경우 다음달 14일까지 모든 양도 절차를 종결한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가운데)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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