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신한금융투자 ‘차이나 데스크’는 중국 증시와 채권 전문가(총 4명)로 구성된 리서치센터 내부 조직으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주간으로 ‘차이나포커스’, 월간으로 ‘신한 중국 비서’를 발간하는 등 중국 시장동향과 기업분석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월 1회 중국 출장과 연 40여개 이상 기업 탐방 등 발로 뛰는 러시치로 중국시장을 분석하고 관련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차이나 데스크’를 총괄하고 있는 박석중 중국주식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유학과 현지 법인에서 활동한 소위 말하는 ‘중국통’이다. 한국에서 대학시절 중 우연히 떠난 배낭여행을 계기로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중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중국 복단대 세계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해법인에서 활동했다. 이후 하이투자증권 중국 애널리스트를 거쳐 현재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내 차이나 데스크를 총괄하고 있다.
박 팀장은 ‘상해종합지수를 사는 투자전략’은 이미 수 년 전에 끝났다고 했다. 그는 “상해종합지수의 대세 상승장이 언젠가 올 것이라 확신하지만 당장은 아니다”며 “지금은 중국 구조변화의 큰 그림에서 업종별 차별화 현상에 주목해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 투자를 고려한다면 사고자하는 펀드가 시장 대비 어떤 상대 성과를 거뒀는지 면밀히 확인해야하고, 해당 펀드의 투자 철학과 대표 종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목을 투자한다면 자식에게 물려주는 투자는 ‘백전백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팀장은 “중국은 1~2년 만에 정책의 컬러가 모두 바뀐다”며 “10년을 성장할 기업이지만 10년의 가치가 현재 가치에 모두 반영될 수도 있는 게 주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 장기투자를 하더라도 2~3년 정도의 시기를 가지고 현재가 아닌 5년 후 중국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이른바 ‘확정적 성장업종’을 골라야한다”며 “헬스케어, 산업자동화, 물류, 반도체가 대표업종”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한국이 중국의 변화에 너무 늦게 반응한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박 팀장은 “중국의 경제, 산업, 주식시장 트렌드에 가깝거나 전망을 하게 되면 한국 시장에서는 소수 의견이나 역발상이라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다음 달 주가에 대한 관심이 아닌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추세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박 팀장은 “전망의 시계열이 길다보니 현시점의 이야기를 부각시키기보다 시장이 못 보거나 무관심한 부분에서 투자의 힌트를 찾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중국의 향후 첨단산업 분야의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성장산업은 ‘소비’가 아닌 ‘테크’라며 이에 기반해 13억 내수시장의 달콤한 착각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그는 “1만달러 개발도상국에서 3만달러 선진국으로 성공한 한국, 대만, 일본은 1980~1990년대 소위 ‘첨단산업’이었던 가전과 핸드셋, 자동차를 주도했던 것이 산업 고도화의 기틀이 됐다.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시진핑 정부는 10대 중점산업 육성전략을 완성했고, 해당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육성정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현재 시진핑 주석의 집권 2기를 앞두고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과 성장률 둔화, 부채 등의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지만 성장의 단계라는 진단이다.
그는 “올해 중국이 6.6% 정도의 성장을 확정하면 전 세계 성장 기여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선다”며 “6%대 성장의 높이는 아쉽지만 절대 낮은 성장률은 아니며, 연간으로 늘어나는 국내총생산(GDP) 증액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라며 ‘성장의 높이’는 줄고 있지만 ‘성장의 무게’는 여전히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팀장은 내년도 중국의 설비투자 ‘빅싸이클’을 주의 깊게 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내년 중국의 IT설비투자 빅싸이클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IT소재와 장비 업체의 장기 호황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과의 경합관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는 다소 시간이 걸릴 문제라고 평가하면서 일례로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본격 양산과 치킨게임은 오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진핑의 개혁의 성과는 경제, 산업, 문화 등 다방면에서 확인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도 상당부분 반영되고 있다”며 “지속적 성장이라는 최종 목표 속 ‘올드이코노미(구경제 업종)’ 구조조정으로 효율을 높이고, ‘뉴이코노미(신성장산업)’를 육성해 산업구도를 고도화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경제 업종이지만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한 철강, 기계, 석유화학의 상대 강세와 더불어 신경제업종에서는 선강퉁 수급 이벤트 기대감 속에 지속성장과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동반 고려한 헬스케어, 레저, IT 하드웨어의 상대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 회의 모습. 사진/신한금융투자
지정학적으로 그 어떤 국가보다 밀접한 관계인만큼 주식시장에 있어서 긴밀한 대응도 요구했다. 지난 10년을 놓고 보면 중국 성장 구조의 변화는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 결정과 산업별 시가총액 지도 변화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성장구조 변화는 차화정, 소비재, 미디어·엔터 등이 그간 국내 주식시장 컬러변화를 주도해왔다.
최근의 중국발 리스크로 화장품, 관광, 여행 등 일부 업종과 산업 변동성에 대한 우려감은 내년에도 간헐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는 예민한 문제라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박 팀장은 “사드 문제는 지난 2월부터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했는데 관련 업종 주가가 추세 반등을 못한 것은 사드의 긴장감이 높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소위 ‘펀더멘털’이라고 이야기하는 기업실적과 경제지표에서 사드의 우려를 희석시킬만한 숫자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사드의 우려감은 내년에도 간헐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행을 앞두고 있는 선강퉁(선전-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과 관련해서는 그 영향도가 앞서 시행(2014년 11월17일)된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허용)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후강퉁은 외국인투자자 대외 개방이라는 명분보다 신용거래(수급), 통화확장(할인율)과 일대일로(정책 이벤트)와 같은 외부 환경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중국에 대한 우려를 비관론으로만 일반화해버리면 투자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며 다른 각도의 해석과 이를 통한 투자 기회를 찾을 것을 주문했다. 박 팀장은 “한국은 수출주도의 국가이며 중국 단일 국가향 무역수지 총액은 나머지 모든 국가들의 합보다 훨씬 크다”며 “중국을 우려의 대상으로만 일반화해 평가하면 투자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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