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M&A(인수합병)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예비입찰이 9일 마감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이라는 큰 명제와 맞물려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을 이날 오후 2시 마감할 계획이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채권단이 보유한 6636만8844주(42.01%)로 종가 기준 시가는 약 72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칠 경우 1조원 안팎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2위의 글로벌 타이어 회사로 미주와 중국, 유럽 등 전세계 곳곳에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다른 타이어 회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극대화는 물론 생산규모 등 외형확장을 이뤄낼 수 있다.
무엇보다 금호타이어와 같은 글로벌 타이어 회사가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인수 후보자들은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독일의 콘티넨탈AG와 일본 요코하마타이어, 인도 아폴로타이어, 중국 국영기업인 켐차이나 등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사모펀드 등도 인수 참여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금호그룹 재건을 꿈꾸는 박삼구 회장의 행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당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 받아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다만,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어떤 형태로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박 회장은 이미 지난 연말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CJ대한통운 등으로부터 5000억원 가량을 빌린 상태다. 때문에 박 회장 단독인수보다는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끼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내년 1월 본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채권단 입장에선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경우 매각가를 높일 수 있고, 반면 박 회장은 인수경쟁이 과열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 때문에 눈치를 살펴야 한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 탓에 과도한 차입으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올 하반기 M&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9일 예비입찰을 오후 2시 마감하고, 내년 1월 본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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