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롯데면세점이 각종 악재에 휩싸이면서 발목이 잡히고 있다.
당초 재취득이 확실시 될 것으로 전망되던 월드타워점의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특허가 최근 롯데를 둘러싼 각종 이슈와 국정감사 지적 등으로 인해 결과가 불투명해진데다 해외 신규점포의 오픈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안팎으로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목표였던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의 도약에도 제동이 걸릴 처지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영국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의 지난해 글로벌 면세사업자 매출 순위에서 37억5000만유로(약 4조6304억원)의 실적을 올려 스위스 듀프리(Dufry)와 미국 디에프에스그룹(DFS)에 이어 2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순위 발표에서 2위 DFS와의 격차를 불과 2000만유로(약 247억원)로 바짝 좁혔지만 올 하반기부터 연매출 6000억원대의 월드타워점이 폐점한 탓에 올해는 역전할 가능성이 낮다. 오히려 4위 사업자인 LS트래블리테일에게 3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처지다. 실제 LS는 3위 롯데면세점과의 격차를 2014년 4억3500만유로(약 5416억원)에서 지난해 1억8000만유로(약 2241억원)로 크게 좁혔다. 4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2위를 추격하려면 월드타워점의 재승인은 필수적이지만 올 연말 발표될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독과점 논란'을 이유로 월드타워점의 특허권 재취득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10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한데다 성주골프장까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부지로 내준 롯데가 또 다시 면세점을 유치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권의 시각이 곱지 못하다.
해외 점포의 사정도 좋진 못하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여행객 감축 지시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은 유커의 방문이 잦은 태국 등 해외 점포의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데, 지난해부터 추진 중이던 태국과 일본 등 해외 신규점포 오픈이 순탄치 않다.
당초 올해 6월 오픈할 예정이던 롯데면세점 태국 방콕점의 개장시기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방콕에 2곳이 운영 중인 공항에 인도장을 설치하는 문제와 함께 면세점이 입점하기로 한 쇼핑몰 '쇼 디씨(SHOW DC)'의 공사가 지연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 이면에는 사실상 현지 경쟁사이자 글로벌 7위 사업자인 태국의 국영기업 킹파워면세점의 견제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당초 내년 봄 오픈 예정이던 오사카점도 내년 상반기 중 개장이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일단 월드타워점의 운영 특허 재취득과 함께 해외 면세점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25일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투자금액은 M&A와 연구개발(R&D) 등에 집중돼 쓰일 것이라고 밝힌 만큼 롯데면세점 측은 해외 면세점 인수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 글로벌 순위경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해외 면세점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상태"라며 "금액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일본 도쿄 긴자점의 8층 부티크매장 내부 모습.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