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미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AT&T가 유력 미디어인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도 방송통신 융합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직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에서는 통신사업자 1위인
SK텔레콤(017670)이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037560)을 인수합병(M&A)하려 했으나 정부의 불허로 무산된 바 있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AT&T는 통신사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타임워너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 금액만 약 97조원(854억달러)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부터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합병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제한을 불러올 것이라 우려해 M&A를 불허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지향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과는 동떨어지는 결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자칫 국내 기업의 경쟁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지난 21일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미래부 회의실에서 제1차 유료방송산업발전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미래창조과학부
방송과 통신 융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유력한 후보는
LG유플러스(032640)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9월 "통합방송법이 개정돼 IPTV 사업자가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텔레콤도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한 인수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공개적으로 케이블TV 사업자 M&A를 거론한 만큼 국내에서도 융합의 불씨는 살아있다"며 "SK텔레콤도 기회만 된다면 M&A를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반영해 조만간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27일 유료방송발전방안 연구반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각 계로부터 의견을 청취한다. 발전방안은 현재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각 유료방송에 적용되고 있는 지분 제한인 33%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방송 사업자간 지분 규제를 폐지해 M&A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매출액 등의 33% 제한 규제는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지만 사업자간 지분 규제는 우선적으로 없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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