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요건을 대폭 제한하기로 한 조치를 두고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갑작스럽게 대출 요건을 강화한 탓에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대우조선해양·한진해운 구조조정이 뚜렷한 해법없이 표류하고 있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신청자격을 대폭 제한키기로 한 조치와 현재 진행 중인 기업 구조조정을 두고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먼저 보금자리론 축소 방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갑작스럽게 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의지를 꺾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보금자리론 신청자격을 축소한 이유가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라고 했는데 올해 1∼9월 공사와 시중은행 간 평균 금리 차이는 고작 0.21%에 불과했다"며 "빚 내서 집사는 정책을 유지하다 사전 예고없이 보금자리론을 축소시켜 실수요자인 서민에게 부담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바닥 뒤집듯이 이렇게 정책을 바꿔도 되는 것인가"라며 "갑작스러운 대출 축소는 재검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직원으로부
터 답변자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금공은 지난 14일 보금자리론 자격요건을 연말까지 강화한다는 공고를 인터넷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바 있다. 변경안에 따르면, 기존 9억원까지 가능했던 주택가격의 한도가 대폭 줄어, 3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구매할 수 없게 됐다. 대출한도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됐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이같은 보금자리 취급요건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 의원은 "심각한 부동산 문제를 핀셋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실수요자에게 폭탄을 던진 셈"이라고 꼬집었다. 투기 세력을 분별해서 규제하기 보다, 일괄적으로 대출 조건을 강화한 탓에 정작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 졌다는 뜻이다.
민병두 의원은 "서울 강북지역 신규 아파트도 평당 2천만 원을 넘어섰는데 3억 원 이하 신규 아파트를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라며 정부의 정책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점도 지적했다.
이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민들의 주택 실수요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조사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이용 대상자의 57%가 자격에 부합한다"며 "정부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보금자리론은 지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디딤돌 대출은 계속한다"며 보금자리론 조건이 안되는 사람들은 다른 정책 금융을 이용하면 된다고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예고도 없이 서민대출을 옥죄는 바람에 주택 실수요가 억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1금융권이나 정책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고금리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갑자기 예고도 없이 보금자리론 요건을 바꿔 매매 계약을 앞두고 있던 서민들이 낭패를 보게 생겼다"며 "3억 이하의 주택만 취급하면 주택 실수요는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종룡 위원장은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정책금융 상품이 두개에서 하나로 줄어 고객의 선택권이 제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방향은 맞으나, 너무 급진적으로 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은행권도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인데 보금자리론도 막히면 여신심사가 비교적 여유로운 제2금융권에 가서 돈을 빌리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기업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물류대란 대응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과감히 진행되는 상화에서 우리만 구조조정에서 낙오되는 것은 아닌 지 정부가 구조조정과 관련해 민간에게 맡겨두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경기민감업종에 대해 채권단과 협의하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 등을 통해 전반적인 방향을 면밀히 체크하는 등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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