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야근이 잦을수록, 성과평가가 엄격할수록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민수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 전문위원은 최근 ‘노동리뷰 10월호’에 이 같은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영향요인: 피해자, 사업체, 근로환경 특성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게재했다. 분석에는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환경조사 제4차년도 자료(2014)’를 활용했다.
먼저 송 전문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언어 폭력, 성적 관심, 위협·굴욕적 행동, 신체적 폭력, 왕따·괴롭힘, 성희롱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성별로는 여성, 고용형태별로는 비정규직, 사업체 규모별로는 소규모 사업체에서 괴롭힘 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문위원은 이 같은 실태를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피해자, 근로환경, 사업체 특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언어 폭력, 성적 관심, 위협·굴욕적 경험에는 개별지도(OJT)를 제외한 대부분의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 남성보다 여성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고학력자보다 저학력자가 더 많은 언어 폭력 등에 노출돼 있었다. 저녁근무가 잦거나, 마감시간이 엄격하거나, 공식적인 성과평가가 존재하는 직장에서도 언어 폭력 등을 경험할 확률이 높았다.
신체적 폭력, 왕따·괴롭힘에는 피해자 특성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저녁근무 유무, 물리적·정신적 위험 노출강도 등 근로환경이 경험 확률을 높였다. 성희롱 또한 신체적 폭력 등과 동일한 근로환경 변수의 영향을 받았다. 단 다른 괴롭힘과 달리 학력이 높아질수록, 고용형태가 안정적일수록 경험 확률이 높아진다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저녁근무는 모든 유형의 괴롭힘 경험 확률을 높였다. 성과평가 또한 ‘생존을 위한 방어수단’으로서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송 전문위원은 지적했다. 반면 상사의 지원과 직장 내 좋은 친구의 존재는 괴롭힘 가능성을 낮추는 변수로 작용했다.
송 전문위원은 “경영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면밀히 파악하고,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이 지난 7월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서울남부지검 검사 자살 관련 부장검사 폭언 등 비위 사건 감찰결과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