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는 각각 유기농 전문 계열사인 초록마을과 올가홀푸드를 비상장사로 두고 있지만 실적면에서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너가 자제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이라는 점에서 향후 승계구도에 미칠 영향 등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초록마을은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5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간 반면 올가홀푸드는 매출만이 소폭 늘었을뿐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며 12년째 적자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비사장계열사로 분기별 공시의무가 없어 올 상반기 실적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업계 안팎에선 이같은 흐름이 지속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상의 초록마을은 지난해 2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1999년 설립된 초록마을은 2009년 대상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2011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5년 만에 매출이 2배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 줄었지만 5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초록마을이 대상그룹에 편입된 뒤 가맹사업에 주력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초록마을의 매장수는 직영점 포함 430여 개로 대상그룹에 편입될 당시 200여개였던 매장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1981년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의 문을 연 것이 모태가 되며 초록마을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올가홀푸드지만 실적은 수 년째 내리막길이다. 올가홀푸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해 손실 규모가 5136.8% 급증했다. 2004년 이후 12년 연속 적자상태다.
올가홀푸드의 매장 수는 직영점을 포함해 115개로, 초록마을과 점포 수에서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초록마을과 올가홀푸드 모두 대상과 풀무원 오너가 자제들이 지배구조 정점에 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계열사들이 2세 및 3세 경영승계를 위한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초록마을은 장녀 임세령 상무가 30.17%의 지분을, 차녀 임상민 상무가 20.31%의 지분을 보유해 두 자매 지분을 합하면 사실상 최대주주가 된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차녀 임상민 상무에게 지분을 매각해 지난해 말 초록마을 지분 전량을 모두 넘긴 상황이다.
풀무원의 올가홀푸드 역시 남승우 대표이사의 아들인 남성윤씨가 지난해 초 94.95%의 막강한 지분을 확보하며 단번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남 대표가 수차례 유상증자에 나서며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올가홀푸드의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도 향후 풀무원의 지배구조는 물론 승계구도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남 대표가 퇴임 후 경영승계가 아닌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될 것이라 못 박으셨다"고 밝혔지만 지분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경영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비상장사로 오너가의 지분 거래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장사와 달리 조용한 승계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2, 3세들의 지분확보를 부추긴 것 같다"라며 "다만 두 회사의 실적이 극명히 대조되고 있어 원활한 승계 작업에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초록마을(왼쪽)과 올가홀푸드 매장 전경.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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