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최종 인수하더라도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통합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생명의 정상화가 쉽지 않은 만큼 최소 1년에서 2년 이상 각자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두 회사를 따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알리안츠생명의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만약 현 상황에서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알리안츠생명의 리스크를 동양생명에 전가하는 꼴이 된다. 이런 이유로 당분간은 각 회사의 강점인 채널을 살려 안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동양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에 강점이 있고 알리안츠생명은 설계사 채널에 강점이 있다. 설계사 수는 동양생명이 3548명 알리안츠생명 3496명으로 동양생명이 조금 많은 상황이지만 알리안츠 생명의 채널별 비중을 보면 설계사 채널이 68%에 달한다. 반면, 동양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이 95.1%를 차지한다.
안방보험 입장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은 설계사 채널을 통한 보장성보험 위주의 영업을 하고 동양생명은 몸집을 키우기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특히,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과거 팔았던 저축성보험 상품의 고금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장성보험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고금리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회사 안정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실적도 문제가 된다.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손실 8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동양생명은 15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알리안츠생명이 동양생명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알리안츠의 인력감축 계획이 끝나지 않은 만큼 두 회사의 합병은 알리안츠생명의 정상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알리안츠생명 임직원 수는 949명으로 지난해 1281명에서 332명 감소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안방보험 입장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급할 이유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알리안츠생명이 정상화 되는 것"이라며 "만약 합병을 할 경우 안방보험 혹은 새로운 이름의 보험사로 출범할 지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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