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고부가제품 매출 '3조→7조' 키운다
"거안사위 자세…석유화학 공급과잉 선제 대응"
2016-08-28 11:00:00 2016-08-28 12:30:45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이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 제기되는 범용제품 공급과잉 우려와 구조조정 필요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LG화학은 3조원대인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규모를 2020년까지 7조원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28일 밝혔다. LG화학이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메탈로센계 촉매 및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30% 수준인 고부가 폴리올레핀(PO) 제품 비중을 60%로 끌어올려 획기적으로 개선된 기능을 갖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E)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엘라스토머 증설에 2018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29만톤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엘라스토머는 고부가가치 합성수지로 플라스틱처럼 가공이 쉽고 고무처럼 탄성이 뛰어나 자동차 소재부터 전선케이블 피복재, 운동화 충격흡수용 밑창 등에 고루 쓰인다. 일반 범용 제품보다 10%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이며, 전 세계에서 4개 회사만 독점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및 정보통신(IT) 소재에 특화된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제품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세계 1위인 LG화학의 ABS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을 활용해 자동차용 친환경 특화제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화남 ABS 공장 생산량을 현재 15만톤에서 3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2018년까지 EP분야에서 '글로벌 톱3' 메이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술력 있는 업체의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한다.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LG화학
 
기저귀 등에 사용되는 고흡수성 수지(SAP)는 글로벌 고객과 차세대 제품을 공동 개발해 시장 주도권을 지속 확보하고, 합성고무는 친환경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키로 했다. 탄소나노튜브(CNT), 슈퍼EP 등 유망한 신소재도 육성한다. 
 
기존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은 혁신활동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현재 220만톤으로 국내 최대인 생산규모를 더 확대할 지 검토 중이다. 중국 등 후발업체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친환경가소제, 고기능 합성고무인 니트릴라텍스(NBL) 등 고수익 제품 위주로 판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사장)은 "편안할 때 위태로울 때를 생각해야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로 지금의 호황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 사업은 유가하락에 따른 에틸렌 가격 동반 하락으로 마진이 커지며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북미·중국의 증설과 전 세계적인 저성장에 따라 범용 제품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연구개발(R&D) 투자를 매년 10% 이상 확대하고,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미래 유망소재 연구인력을 배치해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업 추진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