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새누리당이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7일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각각 개최하며 새로운 당대표 선출에 나선 가운데 이제 관심은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에 쏠린다. 출마가 거론되는 각 당 잠룡들은 민생투어와 싱크탱크 정비, 강연 등으로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반기문 필두로 김무성, 유승민 등 거론되는 여권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올해 연말 퇴임을 앞두고 있는 반 총장은 지난 1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29.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오던 반 총장은 지난 5월 방한해 “(유엔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면)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거나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은 것 같다. 노력에 대한 평가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하는 등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도 토론회에서 “반 총장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운 바 있다.
이에 맞서는 인물로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꼽힌다. 김 전 대표는 4월 총선까지 당을 이끌며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다. 다만 총선기간 중 이른바 ‘옥새파동’으로 대표되는 공천파문이 일면서 선거 패배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8월1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전국 민심 배낭투어를 시작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전날 “주호영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공개지지를 선언했지만 '친박 핵심‘인 이정현 후보가 선출되며 발언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또 다른 여권 내 잠룡인 유승민 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과거 ‘청와대 얼라’ 발언에 대해 “대통령을 공격한 것처럼 오해를 많이 받았다”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앙금을 풀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남경필 경기지사나 원희룡 제주지사의 조기등판론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정현 대표가 차기 대선후보를 ‘슈퍼스타 K' 방식으로 선출하겠다는 상황에서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장 5개월간 정책·공약 토론회를 진행하며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들을 한 명씩 떨어뜨리는 방식에서는 기존 경쟁력이 확고하지 않고는 본선통과가 힘들기 때문이다.
◇문재인 아성에 도전하는 안철수·손학규·박원순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는 누가 뭐래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지지율 면에서도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을 압도한다. 당 대표 선거를 앞둔 더민주 내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는 현재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 후 기자들을 만나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위해서는 다들 뜻을 함께 하게 되리라고 믿는다”며 야권발 정계개편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안철수 전 대표는 김수민·박선숙 의원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 여파로 대표직에서 사퇴한 후 한동안 와신상담해왔다. 지난 16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원총회에 참석해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은 추석을 전후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귀 정당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중 어디가 될지는 확실치 않다. 더민주 당권주자들은 물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대위원장직을 양보할 의사가 있다”, “당에 들어와 대선 경선 룰을 직접 만들라”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는 상황에서 유불리 여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연말쯤 대선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더민주 충남도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과 비전으로 대한민국의 현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대선출정식을 방불케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자신과 가까운 조승래·김종민 의원 등이 20대 국회에 진입한 것이 안 지사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서울시 청년수당’과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사업 등의 이슈로 연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더민주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이 무엇인지 숙고하겠다”고 말했던 김부겸 의원의 도전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여·야 차기 대선후보군 중 각각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왼쪽)과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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