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에 모바일 메신저와 게임 등 몇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더니 7기가바이트(GB)의 저장공간을 써버렸다. 예전 스마트폰의 사진들을 가져오고 즐겨듣던 MP3 음악파일까지 넣었더니 16GB의 총 저장공간이 거의 꽉 차버렸다. 작은 저장공간에 콘텐츠들이 꽉꽉 들어차다보니 속도도 자연히 느려졌다.
조희창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수석연구원이 17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모바일&IoT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스마트폰에서 소비하는 콘텐츠의 종류와 크기가 갈수록 늘고 있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고성능 대용량의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스토리지와 저전력 모바일 칩 시장에 주목했다.
조희창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 수석연구원은 1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모바일&IoT 포럼 2016’에서 “4K, 8K 등의 동영상과 3D 게임, 가상현실(VR)까지 더해지면서 모바일 스토리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드론, 자율주행차까지 스토리지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소비자들은 100~200달러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쓰면서 메모리 카드를 추가로 구매해 저장공간을 늘린다”며 “고용량의 콘텐츠가 늘면서 메모리 카드는 더 큰 용량으로 재구매할 수밖에 없어 기업들에게 좋은 사업 기회”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외에 드론과 VR, 자율주행차 시장까지, 고용량 스토리지 업계에게는 기회다. 드론은 4~6개의 카메라를 장착해 고용량의 영상을 만들어내고, VR은 실감나는 영상을 위해 4K나 8K의 고화질을 요구한다. 주변의 영상을 촬영해 빠른 분석이 필요한 자율주행차에도 고성능의 스토리지는 필수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의 내장형 멀티미디어 카드(eMMC)보다 진일보한 UFS 규격을 적용한 256GB UFS카드를 지난달 공개했다. UFS는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인 제덱(JEDEC)의 내장 메모리 규격인 UFS 2.0을 기반으로 만든 외장 메모리 카드 규격이다. 조 연구원은 “기존에는 eMMc 스토리지를 사용했는데 차세대 모바일 스토리지에는 UFS가 사용될 것”이라며 “갤럭시S6부터 UFS카드가 장착됐다”고 말했다.
앞서 발표에 나선 시암 황 미디어텍 제너럴 매니저는 ‘IoT, 일상을 지배하다’를 주제로 저전력 모바일 칩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의 속도와 전력, 비용을 중시하면서 제조사들은 전력을 덜 소모하는 모바일 칩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연결하면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제덱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화웨이·암(ARM)코리아·마이크론 등의 저전력 칩과 모바일 스토리지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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