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반기술이 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거래 정보를 특정 중앙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의 여러 컴퓨터에 분산해서 저장하는 기술인데, 금융거래 효율성 제고와 함께 비용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블록체인, 비트코인을 넘어 세상을 넘본다'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거래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이 블록체인에 대해 기대를 하는 것은 돈이 오가는 금융거래를 포함한 다양한 거래·계약 등에서 제3자 중개와 보증·공증 없이 거래의 확실성과 안전성, 이중 거래의 원천 차단을 보장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
특히 금융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데, 한 영국 은행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금융업계의 비용절감 분은 2022년 기준으로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앙 서버 및 보안 시스템 구축 비용은 물론 거래 절차·시간의 단축 및 사람에 의한 실수를 최소화함으로써 얻는 효익 때문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등 40여개가 넘는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미국의 블록체인 전문 스타트업 R3와 함께 `R3CEV`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금과 결제 등 주요 금융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테스트하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R3CEV는 블록체인 적용으로 해외송금 수수료를 종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스닥도 2015년부터 비상장 주식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나스닥에 따르면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인 Nasdaq Private Market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본 결과 주문-결산-승인-펀드 이체 등 전체 거래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10분으로, 이는 최소 3일이 걸리던 기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다.
한수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블록체인 도입으로 인한 비용절감의 효용이 뚜렷한 금융권이나 공공 기록 관리의 효율성 개선이 필요한 중앙 정부 등의 시범 사업이 먼저 도입되고 성과를 증명하게 되면, 일반 기업들도 자신들의 사업 영역에 적용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지난 6월 '핀테크 데모데이 in 싱가포르' 행사에서 한국 핀테크 기업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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