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국민연금이 삼성 한 바구니에 주식을 담고 있다. 국내 주식투자의 4분의 1을 삼성에 집중했다.
CEO스코어는 20일 국내 30대그룹 상장사 179곳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 내역(15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98곳으로 지분평가액은 6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5% 이상 지분 보유 기업은 7곳 늘었고, 지분가치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분가치 증가분의 절반 이상(56%)은 삼성이었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15개 상장사 중 삼성전자(9.14%)를 비롯해 삼성물산(5.78%), 삼성화재(8.07%), 삼성SDI(8.19%), 삼성전기(8.65%), 에스원(6.83%), 호텔신라(10.16%), 삼성증권(8.15%), 제일기획(9.20%) 등 9곳에 5% 이상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들 9개 상장사의 지분가치는 21조5000억원에서 24조2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삼성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국민연금이 지난 4월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전체 지분평가액 96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삼성 비중은 25.1%다.
국민연금은 삼성 다음으로 현대차그룹에 투자를 집중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 지분가치는 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4200억원 줄었다. 3위 LG(6조9000억원)의 지분평가액도 1600억원 감소했다. 4위 SK(6조7000억원)는 1400억원 늘었다. 이들 상위 4대 그룹의 지분평가액은 총 45조3000억원으로 30대그룹 전체의 72.8%를 차지했다.
5위는 CJ(2조2000억원)로, 포스코와 롯데, 한화 등 10대그룹을 앞섰다. 포스코는 2조1000억원으로 6위, 롯데는 1조5000억원으로 7위였다. 이어 KT&G(1조4700억원), 한화(1조원), 영풍(9300억원) 순으로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KT&G(30위)와 영풍(27위)은 낮은 재계 순위에 비해 국민연금의 집중투자를 받았다.
반면,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은 국민연금 지분이 5%를 밑돌아 순위 밖으로 밀렸다. 하림(730억원)과 금호아시아나(1500억원), 두산(1800억원) 등은 국민연금 투자평가액이 2000억원 미만으로 비교적 낮았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20조원으로 가장 높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액 중 20.6%를 삼성전자 나홀로 차지했다. 지분 변동은 없었지만 주가 상승과 자사주 소각 등으로 가치 평가액이 16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 늘었다. 이어 현대모비스(2조3000억원)와 현대차(2조2000억원), SK하이닉스·포스코(각 1조9600억원) 등이 뒤따랐다.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상사로 13.56%였으며, SKC(13.55%), 나스미디어·신세계(각 13.50%), LG하우시스(13.47%), LS산전(13.27%), CJ오쇼핑(13.25%), CJ제일제당(13.18%), 대림산업(13.12%), LG생명과학(13.10%)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한편, 국민연금은 5% 이상 투자한 지분에 대해서만 공시해 5% 미만 투자 내역은 알 수 없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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