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EMU-250)가 곧 실제 운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상용화로 국내 철도기술의 세계 철도시장 진출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코레일은 8일 현대로템과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EMU-250) 30량을 오는 2020년 8월 31일까지 1014억6000만원에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도입한 EMU-250은 경전선 등 200km/h 이상의 속도로 건설된 신설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코레일은 8일 현대로템과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EMU-250)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코레일
EMU-250은 국가 연구개발(R&D)로 개발한 차세대 고속열차인 HEMU-430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최고속도 250km/h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다. 이미 운행 중인 KTX-산천과 달리 엔진을 각 차량에 분산 배치해 좌석 효율과 가·감속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동력분산식 열차는 전동차 1량마다 엔진을 장착하는 열차로, 동력원을 맨 앞쪽과 뒤쪽의 전동차에만 연결하는 동력집중식에 비해 정차역 간의 간격이 좁아도 빠르게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급제동 시 안전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최근 5년간 세계 시장 수요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 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번 계약을 통한 EMU-250의 상용화에 힘입어 중국, 일본이 선점한 세계 고속철도 수주전에서 국내 철도업체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특히, 터키 철도청이 추진 중인 앙카라~시바스, 앙카라~이즈미르를 연결하는 3조원 대 철도건설 사업 발주 차량도 EMU-250과 같은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으로, 이번 국내 도입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는 14조3000억원대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320km 구간 고속철도 건설 입찰에서도 국내 기업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말레이시 대중교통위원회와 싱가포르 육상교통처가 발주하는 프로젝트로, 공사기간 5년에 30년간 운영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1년여 앞선 지난 2014년 중국과 일본은 이미 이 사업에 대한 수주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보다 앞선 기술력과 자금력, 가격 경쟁력 등을 가진 이들 국가와의 경쟁에서 수주에 성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상용화는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KTX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 등 모든 부분을 국내 독자적으로 운영한 노하우와 함께 정상적인 운행이 검증될 경우 수주전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뛰어난 기술을 보유와 함께 실제 운행에도 정상적으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검증되는 것은 발주처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구입 계약 체결으로 세계 철도시장 진출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EMU-250의 기술 기반이 된 차세대 고속열차 HEMU-430은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2007년 7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3년 3월28일에 운행선로에서 세계 4번째로 421.4Km/h 달성에 성공하고 12만km에 달하는 주행시험을 진행했다.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EMU-250) 모습. 이미지/코레일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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