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증권사들의 전통영역 밖 투자가 늘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증권사의 주식중개 수익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반면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업(副業)'을 통한 수익규모는 7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수수료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74.7%에서 지난해 56.7%로 감소했다. 갈수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정체되면서다.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상품판매 수수료 비중도 줄었다. 지난 10년 사이 판매보수가 높았던 주식형 펀드 열풍이 식고 금융상품에 대한 수수료 경쟁으로 마진이 전반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ELS 판매가 판매보수 대신 자체 헤징으로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이 변경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자기매매와 이자수익 등 비수수료 부문 수익 비중이 2005년 28.6%에서 2015년 45.5%로 큰 폭 증가한 것은 ELS 상품에 대한 증권사 자체 헤징으로 채권이자와 자기매매 수익이 증가해서다.
반면 '기타수익'으로 분류되는 부문의 수익 비중은 증가했다. 자산유동화증권, 신디케이션 등의 금융주선과 부동산 PF로부터 발생되는 수익, 구조조정·금융상담 수수료 수익 등이 같은 기간 3.4%(1951억원)에서 22%(1조5629억원)으로 6.5배 가량 크게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들의 신규 수익원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 경험치 않았던 위험요인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의 위험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LS, 부동산 PF, ABS 등에서의 수익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은 과거와 달리 위험자산 보유규모가 커졌고 자산유동화증권이나 금융주선, 부동산 PF 등의 경우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이나 경기 사이클적인 측면의 외생적 위험요인에 노출될 경우 증권사가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인수주선이나 인수합병(M&A) 같은 전통적인 투자은행(IB) 부문 수익비중이 여전히 10%에 못 미친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그는 "특히 인수합병 자문 수수료 수익 비중은 최근까지도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자본시장의 발전을 견인할 전통적인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부문에서 잠재적인 고객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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