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연초부터 중국 등 신흥국 경기불안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1분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평균 8.2원, 일중 변동률은 0.68%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2011년 4분기(9.3원·0.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변동폭은 하루 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를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의 일중 평균 변동폭은 2014년 4.9원(0.46%), 2015년 6.6원(0.58%)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영향이 컸다. 실제 올 초 국제금융시장은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국제유가의 급락,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요동쳤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북한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크게 출렁거렸다.
1분기 전일 대비 변동폭(종가 기준)과 변동률도 각각 6.5원, 0.54%로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대근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시장팀 차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지연되고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중앙은행(BOJ)등 주요 국가의 완화정책이 환율 변동폭 확대를 키웠다"면서 "연초 중국의 금융불안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가 2월 중순 이후 유가가 오르고 중국경제가 안정되면서 심리가 개선된 것도 변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주요 20개국(G20)의 15개 통화의 전일 대비 변동률도 평균 0.65%로 전분기(0.55%)보다 0.1%포인트 확대됐다. 한국의 원·달러 환율 변동률은 15개 통화 중 8번째를 기록했다.
한국은 러시아(1.44%), 남아프리카공화국(1.08%), 브라질(0.99%) 등 보다는 낮았지만 신흥국인 중국(0.15%), 인도(0.25%), 인도네시아(0.45%), 터키(0.52%)보다 높았다.
1분기말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43.5원으로 전분기(1172.5원)보다 29.0원 하락해 지난해 4분기보다 2.5% 절상됐다.
월별로 보면 1월에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영향으로 1214원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유가 반등과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하락해 평균 1199.1원을 기록했다.
2월에는 외국인 채권자금 등이 빠져나가면서 평균 1236.7원까지 높아졌고, 3월 말에는 다시 글로벌 주식시장 호조세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면서 평균 1143.5원까지 하락했다.
한편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기대 등으로 영국, 아르헨티나 등을 제외한 G20 국가들의 통화는 대체로 미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다만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국개부채 위기 등으로 각각 약세를 나타냈다.
원·엔 재정환율도 지난 1분기 평균 1042.4원으로 지난해 4분기(952.8원)보다 89.6원 상승했다. 원·위안 환율은 평균 183.13원으로 작년 4분기(180.04원)보다 3.09원 올랐다.
아울러 은행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47억2000만달러로 전분기(226억4000만달러)에 비해 늘었다.
상품 종류별로는 현물환(118억7000만달러), 외환스왑(105억달러), 기타 파생상품(19억9000만달러), 선물환(3억6000만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비거주자의 차액결제선물환(NDF)거래(국내 외국환은행과의 매매 기준)는 전분기의 55억7000만달러 순매도에서 148억6000만달러 순매입으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1~2월 중 순매입세를 보였다가 3월 중 순매도를 나타냈다.
1분기 매입과 매도를 합친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97억3000만 달러로 전분기(74억1000만 달러)에 비해 31.3% 많았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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