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케이블채널 tvN이 올해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굿 와이프'와 '안투라지 코리아'를 내놓는다. 국내에서 좀처럼 제작되기 힘들었던 미국 드라마가 리메이크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13년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KBS2 '직장의 신'의 성공으로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이 불었다. KBS2 '꽃보다 남자'와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 대만 드라마 리메이크도 종종 국내 안방극장에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미생'을 필두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수 없이 제작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드라마는 국내에서 제작되지 않았다.
CJ E&M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예전의 경우 미국 내에서 리메이크 제작에 대한 판권을 팔지도 않았다. 비용도 컸고, 까다로운 요구 조건도 많았다"면서 "최근 이러한 판권 판매 방식이 미국 내에서 바뀌고 있다. 두 작품 모두 2년 넘게 준비해 왔는데,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져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굿 와이프'에 출연하는 배우 전도연. 사진/뉴시스
'굿 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이 불륜 스캔들로 구속되자 결혼 이후 일을 그만뒀던 아내가 가정의 생계를 위해 13년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법정 수사극의 틀 속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아에 대한 정체성과 가족에 대한 가치를 찾아나선다는 내용을 담는다.
13년 만에 변호사 일을 하게 되는 김혜정 역할에 전도연, 그의 남편 역은 유지태가 캐스팅됐다. 로펌 대표로 김혜정의 친구 서중원 역은 윤계상이 물망에 올랐다. 이외에도 김서형, 이원근, 나나(애프터스쿨) 등이 출연한다.
'안투라지 코리아'는 갑작스럽게 성공한 할리우드 스타를 주인공으로 연예계의 비리와 뒷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에 미쳐 사는 워커홀릭이자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 역에 조진웅, 스타 차영빈 역에 서강준, 그의 매니저 이호진 역에 박정민이 출연을 확정했다. 영빈의 로드 매니저 거북 역은 이동휘, 영빈의 사촌이자 조연 배우 차영준 역에는 이광수가 나선다.
'안투라지 코리아'에 출연하는 배우 조진웅. 사진/뉴시스
비록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두 작품이지만, 국내에서 제작되는 경우, 내용상 변경이 불가피하다. '굿 와이프'의 경우 배심원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사건의 마무리도 배심원의 결과로 끝난다. 아직 배심원제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괴리감을 느낄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안투라지 코리아'는 마약, 성생활, 폭력 등 원작 중 인물들의 행동 수위가 높다. 이러한 측면을 어떤 방식으로 국내 시청자 입맛에 맞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두 드라마의 관계자는 두 작품 모두 한국적인 정서가 공유되는 지점이 많아 어렵지 않게 한국형으로 풀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CJ E&M 관계자는 "'굿 와이프'는 한국형 법정 스타일에 맞는 대본이 나왔다. 원작이 갖고 있는 소재인 불륜이나 가족애에 더 치중하고 법정 내용도 무난히 바뀌었다. 괴리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투라지 코리아'에 대해서는 "연예계 비리는 어느 나라나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 미드의 경우 수위가 높기는 하나 국내 허용범위에 맞게 고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시그널' 등 웰메이드 작품을 내놓고 있는 tvN이 두 미드 리메이크작을 통해 또 한 번 드라마 트렌드를 선도해나갈지 주목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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