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0원으로 우체국알뜰폰 돌풍을 일으켰던 ‘A제로’ 요금제가 4월부터 우체국 매장 판매를 철수한다. 몰려드는 개통 신청을 제 때 처리할 여력이 안돼서다. 적자 구조의 ‘EG399’ 요금제도 내달부터는 우체국인터넷에서만 신청 가능하다.
22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오는 4월5일(첫째주 화요일)부터 우체국알뜰폰 요금제가 재편된다. 우체국알뜰폰(오프라인) 요금제는 3개월마다, 인터넷우체국 ‘O2O(Online to Offline) 접수시스템’ 요금제는 매월 갱신된다.
우체국알뜰폰은 지난 1월 파격 요금제 상품을 출시해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21일까지 올해 총 가입자는 18만7978명에 달한다. 판매 개시 후 우체국알뜰폰이 약 2년 간 30만명 가입자를 모은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그러나 이같은 돌풍의 중심에 있던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 요금제, 이지모바일의 ‘EG 데이터 선택 10G 399(EG 399)’ 요금제 등은4월부터 우체국 판매를 중단한다. 단 EG399는 인터넷우체국에서, A제로는 자사 온라인 직영숍 ‘A모바일숍’에서 계속 가입할 수 있다.
에넥스텔레콤이 A제로 요금제를 철수키로 한 것은 개통 지연이 이어진 탓이다. 기본료 0원의 파격 상품에 2달 간 6만여명의 가입자가 몰려들자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2일부터 신규가입을 무기한 중단했다. 당장 우체국알뜰폰 4월 개편에서도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10% 미만의 개통 미처리건이 남아 있다”며 “우체국에 판매 재개를 요청 중이고, 만약 안 된다면100% 개통 완료 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체국 오프라인 판매는 서류와 전산 작업이 많아 가입자가 몰리면 또 판매 중지될 수 있다”며 “원스톱으로 간편한 직영 온라인숍에서 A제로 가입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A제로 요금제는 기본료 0원에 무료통화 50분을 제공해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문자, 통화 사용량에서 추가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약관 변경을 통해 30% 가량의 무발신자도 직권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지모바일의 EG399 요금제의 경우 수익 구조가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A제로 요금제는 50분 통화 무료제공 이후로는 추가 사용량에 과금하지만, EG399는 월 3만9900원에 음성·문자·데이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이지모바일 관계자는 “4월 요금제 재편은 아직 논의 중”이라면서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군장병 휴대폰 대여 사업, 외국인 전용 유심 상품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택 우정사업본부 사무관은 “EG399 등 사업자들이 적자가 난다고 한 상품들은 4월부터 철수하게 된다”며 “에넥스텔레콤도 이번 개통 지연 사태를 계기로 시스템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해부터 가입 폭주로 우체국 알뜰폰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재개된 지난 2월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알뜰폰 코너에서 시민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