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내국인 의존도만 높아지고, 환승승객수는 매년 줄고 있다. 밀입국과 테러 위협 등 연이은 보안 구멍에 국제시장 신뢰 역시 크게 떨어졌다. 정부는 복합리조트 건설과 보안대책 수립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출입국자수는 총 4446만5305명으로, 전년(4108만1371명)과 비교해 338만3934명, 8.2% 증가했다.
특히, 내국인의 공항 이용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14년 2466만4702명이던 인천공항 내국이 이용객은 지난해 2903만3624명으로 17.7%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이용객은 1641만6669명에서 1543만1681명으로 6.0%나 감소했다. 2014년 60% 수준이던 내국인 이용객 비중은 지난해 65.3%로 5.3%p 증가했다.
내국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제공항 위상도 퇴색돼 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객 중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비율은 65.5%로, 2014년 64.1%와 비교해 1.4%p 높아졌다. 올해 역시 2월말 기준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 488만6777명 중 국적항공사 이용객은 327만2411명으로 67.0%에 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최고를 자부하던 인천공항이지만 최근 내국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장기적인 승객 유치에 불안감이 엿보인다"며 "전체적인 이용객 증가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내국인 비율이 높아질 경우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여객 증가추세는 저가항공사들의 경쟁과 저유가 지속에 따른 국내 관광객 증가에 의한 것"이라며 "유가가 오르고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 경제 여건이 바뀌면 내국인 의존도가 높을 경우 이용객 급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환승승객이 줄어드는 등 인천공항의 국제공항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따라서 안정적인 승객 확보를 위해 환승승객 유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역시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 2010년 15.5% 수준이던 인천공항 환승승객 비중은 2011년 16.1%, 2012년 16.5%, 2013년 16.8%까지 꾸준히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4.4%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3.6%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해외의 주요 허브공항들의 환승률이 20%를 크게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종도 복합리조트 유치를 결정했다. 공항 주변 즐길거리를 늘려 인천공항을 거쳐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데 편리함을 더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이나 두바이 등 경쟁국가들에게 상당히 뒤쳐진 상태여서 얼마 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정부와 인천공항은 테러위협과 밀입국 통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보안시스템 붕괴로 국제적인 망신을 산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79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공항보안 강화대책'을 논의·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지난 1월 보안인력의 근무기강을 재 확립하고, 출입국심사장 무단통과자나 미탑승 환승객 발생 등 돌발적 상황에 대비해 유관 기관 간 정보 공유체계도 마련했다.
출국심사장 출입문은 당일 업무가 종료되면 완전폐쇄하고, 취약지점 384개소를 CCTV 집중감시 지역으로 선정해 전담 모니터요원의 실시간 감시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점차 고도화·지능화 되고 있는 공항 보안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업무의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 하기로 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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