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잇단 세무조사에 당혹…최태원발 리스크 현실화
2016-03-09 10:48:02 2016-03-09 10:48:02
국세청이 SK해운에 이어 SK그룹 계열 해외법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SK는 표면적으로는 담담한 표정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태원 회장발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9일 사정당국과 SK그룹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SK그룹 싱가포르법인 버가야인터내셔널유한회사와 최태원 SK회장의 내연녀 김모씨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는 서울 반포동에 있는 아파트를 지난 2008년 15억5000만원에 분양받은 뒤 2년 뒤인 2010년 버가야인터내셔널에 시세보다 높은 24억원에 되팔았다. 이 과정에서 버가야인터내셔널이 김씨를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부당차익을 남겨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실제 아파트 거래 과정에서 탈세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 이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김씨와 버가야인터내셔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우리도 알아보고 있는 단계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며 "개별 건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함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김씨 아파트를) 비싸게 사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니 국세청 입장에서는 세금 탈루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금감원의 검토 역시 얼추 정리가 됐으며 이번 국세청 조사 역시 의혹 제기에 따른 통상적인 수준의 조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 차익을 남긴 것은 SK그룹 쪽이 아니다"라며 "그쪽(김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관여된 부분이 있으니 함께 들여다보는 수준"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세청은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SK해운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례적으로 비자금 및 탈세 혐의 등을 주로 담당하는 조사4국이 맡으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버가야 세무조사와 함께 최 회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국세청의 두 조사는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다"며 "SK해운 세무조사는 5년마다 하는 정기 조사로, 누가 조사를 나오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남궁민관·김지영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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