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아파트 매매거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임차시장에서 사라진 전세는 월세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서울 도심권과 강남권은 전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훌쩍 넘어섰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578건으로 지난해 2월 거래량(8539건)의 절반(53.6%) 수준에 그쳤다. 2월말 기준 누적 거래량 역시 전년 1만5363건에서 올해 1만58건으로 34.5% 급감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거래량이 증가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종로구 2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2월 85건이었지만 지난달 31건으로 63.5%가 줄었고, 강서(-60.7%), 광진(-59.4%), 강동(-56.4%), 강남(-55.7%)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지난 달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월세 거래량은 10% 넘게 증가하면서 도심권과 강남권 월세비중이 40%를 훌쩍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가격 상승에 대한 낮은 기대감에 매매시장 진입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월세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서 전세매물은 갈수록 줄고, 월세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865건으로, 작년 같은달(1만3270건)보다 25.7%가 줄었다. 반면, 월세 거래량은 5345건에서 5939건으로 11.1% 늘었다.
따라서 작년 2월 28.7%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달 37.6%로 8.9%p나 급증했다. 특히, 도심권과 강남3구 등은 월세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지난해 2월 39.2% 수준이던 중구 월세비중은 지난 달 전체 189건의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절반에 가까운 88건을 차지하면서 46.6%까지 치솟았다. 서초와 강남 역시 각각 44.8%와 43.2%에 이르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되는 이달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 1~2월은 계절적 비수기에 수요자들의 가격 상승 기대감 하락으로 매매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였다"며 "저금리 기조와 경제여건 불확실성이 여전해 집주인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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