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무게 중심 신약으로 이동
잇단 글로벌화로 실세 급부상…기존 중심 개량신약팀 '주춤'
2016-02-29 06:00:00 2016-02-29 06:00:00
한미약품(128940) R&D 인력의 무게중심이 기존 개량신약에서 신약으로 이동했다. 한미약품 R&D 연구소는 화성 팔탄에 위치한 개량신약의 제제연구소와 화성 동탄에 위치한 혁신신약의 연구센터로 이원화돼 있다. 지금까지는 개량신약팀이 승진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번 인사에선 신약팀 수장이 처음으로 부사장 자리에 오르는 등 신약팀 인력이 승진 대상에 대거 포함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초 임원 17명에 대한 승진을 단행했다. 이중 7명이 신약개발 연구센터 소속이다. 이번 인사로 권세창 연구센터 소장이 부사장에 올랐다.
 
이로써 한미약품 R&D 경영진은 사업 총괄인 이관순 대표사장을 중심으로 복합제·개량신약개발 수장인 우종수 부사장과 신약개발 수장인 권세창 연구센터 부사장으로 삼각편대를 이루게 됐다. 연구센터는 개량신약연구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미약품의 두 연구소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장기 먹거리이자 글로벌 중심의 신약과 단기 먹거리이자 내수 중심의 개량신약을 완전히 이원화시켜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게 한미약품 R&D의 투트랙 전략이다.
 
그동안 한미약품 R&D는 전통적으로 제제연구소 중심으로 돌아갔다. 제제연구소가 주요 수익창출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09년 국내 발매돼 2014년까지 누적 3070억원이 팔린 국내 개량신약 1호 '아모잘탄'이 제제연구소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해외수출도 제제연구소가 주도했다. MSD와 2009년 아모잘탄과 쌍둥이약인 '코자엑스큐'로 유럽, 중동, 중남미, 중국 등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항궤양제 '에소메졸'은 2014년 토종 개량신약 최초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구센터가 약 8조원에 달하는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자 사내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인사에 연구센터 임원들을 대거 승진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연구센터를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선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 만큼 연구센터의 역할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R&D 예산을 바이오의약품과 항암제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등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성공하려면 개량신약보다 혁신성과 진보성이 있는 신약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의 강자였던 한미약품이 이젠 신약 중심으로 체질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3월에 임기가 끝나는 이관순 대표사장이 부회장에 오를지도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이관순 사장이 지난 1월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한국이 신약개발 강국으로 올라서는 데 한미약품이 앞장 서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미약품은 올해초 신약팀을 대거 승진대상에 포함시켜 R&D 인력의 무게중심을 기존 개량신약에서 신약으로 이동시켰다.(사진제공=한미약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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