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설 연휴 이후 급락 분을 만회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짧은 안도랠리는 곧 마무리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투자 심리가 우호적으로 바뀔 만한 펀더멘털 근거가 부족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이 끝난 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2포인트(0.01%) 오른 1916.36으로 장을 마쳤다. 긴 연휴를 끝내고 주식시장이 문을 연 지난 11~12일 급락(이틀간 4.3%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한 셈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연휴 이전 지수대를 뛰어넘는 수준의 추세 상승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 반등이 마무리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국제유가 반등과 일부 정책 발휘로 신흥국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지만, 공조 합의의 구체적 결과물이 없을 경우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과거 박스권 시기에 비해 확대됐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다양한 불안 요인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완화된 것’에 불과하고, 국내 증시를 방어하는 기관투자자의 스탠스도 보수적인 편”이라며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 징후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제한적 등락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도랠리가 끝난 후의 주식시장을 대비한 투자 전략으로는 종목별 압축 대응과 일정 지수대 진입 시 현금 확보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에서 비껴나 단기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 중심의 슬림화가 필요하다”며 “대형 가치주 중 외국인·기관 수급이 양호하고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에너지, 화학, 자동차·부품 업종 중심의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1900포인트 이상에서 일정 부분 현금 확보 전략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박 연구위원은 “기술적으로 볼 때, 하락 중인 장기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50선 중반을 현실적인 업사이드(추가 상승 여력)로 설정했다”며 “1900포인트 이상에서는 일정 수준의 현금 확보를 통해 향후 시황 급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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