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초대를 구실로 유인해 같은 교회외 다니는 신도의 어린 딸을 성추행한 60대 전 선교사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9세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로 기소된 전직 선교사 정모(69)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정씨는 제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2013년 A양(9세)이 이사 오자 교회에 같이 다니는 등 친분을 쌓다가 2014년 1월부터 5월까지 A양을 3회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A양 모녀를 식사에 초대한 뒤 A양의 어머니가 자신의 처와 있는 동안 A양을 침실로 데리고 들어가 놀이를 빙자해 성추행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A양의 어머니는 정씨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그를 용서하려 했지만 정씨가 오히려 자신을 무고한다며 비판하고, A양이 정서적으로 이상 증세를 보이자 정씨를 신고했다.
정씨 범행의 증거는 이렇다 할 물증 없이 피해자인 A양의 진술이 유일했다. 그러나 1심은 A양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경찰조사 단계부터 재판시까지 A양이 진술한 추행 당시 상황과 추행행위, 피해내용 정도가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자연스러워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표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취지가 일관돼 모순점이 없다"며 유죄로 판단, 정씨에게 징역 5년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 다만 A씨에게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4년으로 감경했다. 이에 정씨가 "같이 놀아줬을 뿐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고 A양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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