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035720)와 손잡고 보이스피싱·대포통장 등 금융사기 척결에 나선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카오와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공동 대응하는 내용의 업무협약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카카오톡을 켤 때마다 보이스 피싱·대포통장 등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내용의 알림 메시지가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기 예방 알림은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이지만,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여러 방식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올 하반기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금감원의 이같은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다.
카카오뱅크는 3800만 명이 하루 55회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금융거래가 이뤄질 전망인 만큼 금융사기 시도 또한 현재 메신저 사용자 수에 비례해 급증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국민이 쓰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금융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해당 고객의 피해는 물론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이전에 국내 최대 메신저였던 '네이트온'에서도 지인을 가장해 돈을 뺏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이 극성을 부렸고, 사용자가 대량 이탈한 바 있다.
금감원은 또한 카카오와의 협력이 작년 11월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017670)과 보이스피싱 척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음성통화에 이어 메신저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기를 사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과 SKT의 협약은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로 의심되는 국제전화 등에 대해 '음성 안내 서비스'(안심벨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국제전화가 걸려오면 '국제전화입니다'라고 화면에 표시하는 문구를 보다 크게 하고, '주의가 필요한 전화'라는 음성안내를 진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기 사전 예방 캠페인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경찰청과 함께 국민으로부터 접수한 보이스피싱 관련 전화음성을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공개해 7~9월 피해금액을 상반기 대비 32.2% 줄이고, 대포통장 규모도 30.8% 감소시킨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국민 예방 캠페인을 지속한 덕분에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특히 서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어 예방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스마트폰 사용자가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