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작년 한 해 동안 지정된 건설신기술이 전년에 비해 31% 줄어든 25건에 그쳤다. 대형건설사들이 주택 부문 외에 업황이 개선되지 않아 연구개발에 관한 투자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건설신기술은 25건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이는 2011년(23건)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건설신기술 지정건수는 1989년부터 2007년까지 19년간 547건으로 연 평균 28.8건이었지만, 2008년 19건으로 급감했다. 2012년부터 3년간은 35건을 웃돌았지만, 작년 들어 다시 줄어들었다.
가장 큰 원인은 건설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과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공공부문 채산성 저하, 저유가 공포로 업황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10대 건설사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를 초과하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삼성물산(000830)이 1.69%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입되는 것으로, 건설부문 R&D 비중은 1%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6개 건설사의 R&D 투자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0년 2.25%였던 R&D 비중은 2011년 1.21%, 2012년 1.12%로 낮아졌으며 2013년에는 0.84%로 '1% 미만 시대'를 열었다.
대형건설사 A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라도 해외수주 부진 및 수주잔액 감소 등으로 연구개발 인력을 줄이거나 투자비용을 감축하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새로운 사업 추진이 없다보니 추가 기술개발 필요성이 낮은데다 건축, 주택, 플랜트 분야의 보유기술이 어느 정도 올라온 만큼 새롭게 투입되는 자금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도 금리 인상이나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R&D 투자 등 고정 판매관리비를 절감하려는 의지가 높은 만큼 향후 국내 건설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유가 및 환율 영향 등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저가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 등 해외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술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며 "R&D 투자 축소가 악순환 구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연구개발비 축소로 신기술개발이 둔화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사진/성재용.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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