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체육계 폭력 사태와 관련해 사건 발생 즉시 최소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강경한 대응책을 내왔다.
문체부는 8일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협조 방안을 논의한 결과 선수 폭력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면서 "선수 또는 지도자가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받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력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영구제명 등 가장 강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다. 폭력을 행사한 학교운동부 지도자도 규정에 따라 고용 해지 등 엄격히 제재할 계획"이라며 "이 모든 조치는 폭력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또 문체부는 징계 절차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원 소속단체에서 원심과 재심을 거친 뒤에 다시 대한체육회에서 2차 재심을 하는 3심제로 돼 있다.
이에 문체부는 "내부 인사 위주로 구성된 소속단체 선수위원회는 온정주의 때문에 징계가 감경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원심에서는 영구제명이었던 사안이 최종적으로는 주의로 끝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했다"면서 "앞으로는 일어나는 폭력 사안에 대해서는 원 소속단체에서 1차 징계 의결 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바로 재심을 해 징계절차를 종료하는 '2심제'로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달리스트 연금 수령과 관련된 규정도 조율된다.
현재는 메달리스트가 폭력 사건에 연루될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연금 수령자격이 상실됐다. 문체부는 앞으로 이를 해당 선수 또는 지도자가 폭력사건으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에도 곧장 연금 수령자격을 박탈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체육계의 폐쇄적이고 온정주의적인 분위기가 폭력 근절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폭력에 관여한 선수나 지도자는 체육계에 발붙일 수 없도록 교육부, 대한체육회 등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체육계는 최근 잊을 만하면 드러나는 폭행 문제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역도 메달리스트 사재혁은 지난달 31일 저녁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의 한 호프집에서 후배들과 술을 마시던 중 후배 선수 황우만을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같은 날에는 대표팀 코치의 잦은 폭행에 시달리다 동계올림픽 출전을 접은 루지 국가대표 선수가 코치와 루지연맹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다.
지난해 9월 쇼트트랙대표팀 훈련 도중에는 신다운이 후배 선수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6월에도 남종현 전 대한유도회장이 회식 자리에서 중고연맹 회장 이모씨의 얼굴에 맥주잔을 던져 전치 4주의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폭력을 저질렀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8월 말까지 접수된 성폭력과 폭행 신고 상담 건수는 총 816건에 이른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79건(9.7%)에 그쳤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후배 선수 폭행 사건을 일으켜 연금 수령 자격이 박탈된 역도 메달리스트 사재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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