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방영 8회만에 시청률은 1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했고, 최고시청률은 15%에 육박하고 있다. 온라인게시판을 살펴보면 시청자들은 '응팔'과 관련된 글을 남기며 드라마를 통해 느낀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앞서 '응팔' 제작진이 1980년대를 그린다고 했을 때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먼 얘기'라고 했던 우려가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응답하라1988' 포스터. 사진/CJ E&M
'응팔'은 1997년을 배경으로 아이돌 1세대 문화에 심취한 학생들을 다룬 '응칠'과 농구대잔치 '오빠 부대'를 배경으로 한 '응사'와는 달리 가족극의 형태로 시청자들과 마주했다. 이번 드라마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한 이웃사촌의 이야기를 토대로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아울러 전 시리즈에서 장점으로 꼽힌 디테일한 고증과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는 여전히 '응답하라'만의 장점이며, 누구하나 빠지는 사람 없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호평이다.
이번 '응팔'과 지난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모 세대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전작들의 부모가 성동일과 이일화 중심의 단편적인 이야기로 흘렀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라미란·김성균 부부, 홀어머니인 선우 엄마(김선영 분), 홀아버지인 택이 아빠(최무성 분), 아들 롱뇽(이동휘 분)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인 유재명까지 다양한 부모들이 등장하고 있다.
성격이나 환경, 경제적인 차이에서 나타나는 각기 다른 모습의 가족애를 통해 매회 시청자들의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정봉(안재홍 분)의 수술로 가슴 아파하는 김성균·라미란 부부의 이야기,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공포의 시기, 데모하는 딸 때문에 눈물 흘린 성동일·이일화의 이야기, 엄마 대신 밥을 차리면서 늘 미안해 하는 택이 아빠나 죽은 남편 몫까지 자식을 위해 늘 희생하는 선우 엄마의 모습은 뭉클함을 전달한다. 남의 집 자식의 걱정을 제 집 자식의 문제인양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힘들 때마다 도움을 주려는 이웃사촌의 따뜻한 심정도 훈훈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부들의 부부싸움이나 애정 역시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표현되고 있다.
출연 배우들과 캐릭터 모두가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이들이 사랑받는 이유에는 저마다 독특한 개성이 강하게 묻어있기 때문이다. 둘째의 설움을 가진 귀여운 덕선(혜리 분)과 올바른 모범생 선우(고경표 분), 까칠하지만 온정이 있는 정환(류준열 분), 공부 빼곤 모든 분야에 호기심이 가득한 정봉(안재홍 분), 겉으로는 강한척하지만 속은 따뜻한 보라(류혜영 분), 의젓해보이지만 아이처럼 순수한 택(박보검 분), 말썽을 부리지만 속이 깊은 롱뇽 등 캐릭터 면면이 매력적이다. 성동일과 이일화를 비롯해 부모세대들도 저마다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 특성을 정확히 살려내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를 관통한 신해철, 이지연, 주윤발을 비롯해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복고 문화와 디테일이 뛰어난 소품 등을 통해 당시의 향수도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응팔'은 스토리와 캐릭터, 디테일 등 여러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많은 전 세대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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