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 직업병 보상한다…"모든 질환·협력사 직원까지 지원"
검증위 "반도체 직업병 인과관계 확인 유보"
2015-11-25 14:32:30 2015-11-25 14:32:3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관련 직업병 발생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 직원까지 보상하기로 했다. 앞으로 안전보건 관련 투자도 매년 10% 늘려 2017년까지 3년간 총 4070억원을 안전관리 및 시설 강화에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반도체 사업장 환경과 직업병 발병간에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확인하는데는 실패했다.
 
SK하이닉스는 25일 반도체 직업병에 대한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가 제안한 ‘포괄적 지원보상체계안’을 모두 수용했다. 이는 검증위가 지난 1년간 진행한 사업장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결정됐다. 검증위는 생산직 내 근무부서에 따라 사무직에 비해 대사증후군이 2.4~3.2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고 분석했다. 또 SK하이닉스 생산직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에 비해 자연유산율이 1.3배, 여성 방광염이 1.1배 높았다.
 
검증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갑상선암과 뇌종양 등 일부 질환의 발생률이 우리나라 평균 근로자보다 높지만 원인이 복잡한 질병의 특성상 인과관계를 명확히 따지기 어렵다”며 “병을 얻은 근로자를 도와주는 포괄적 지원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원 대상자로 재직자는 물론 질병에 따라 협력업체 재직자와 퇴직자, 자녀 등도 포함된다. 대상 질환은 반도체 산업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암이다. 구체적으로 갑상선암, 뇌종양, 위암, 전립선암, 직장암, 췌장암, 난소암 등을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른 시일 안에 노사와 사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 지원보상 위원회를 결성하고 관련 질병 지원·보상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화학물질관리방법 등 ‘작업환경’ 분야와 사내 조직 신설 및 복지제도 개선 등 ‘안전보건’과 관련해 검증위의 개선안을 받아들여 시행할 것을 약속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이천과 청주 사업장을 기준으로 1230억원의 안전보건 관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이를 매년 10%씩 늘려 2017년까지 3년간 총 4070억원의 재원을 안전보건관리 및 시설 강화에 투입하고 상시 안전점검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는 ‘포괄적’이지만 지원·보상과 관련된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해결방식과 유사하게 보이고, 검증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SK하이닉스가) 이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며 “불필요한 논쟁없이 지원 및 보상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직업병 근로자 및 유족, 협력사 직원 등까지 발병 인과관계와 무관하게 보상 및 합의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재연 검증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이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 "검증결과 발표 및 산업안전보건 개선방안 제안"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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