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의 인기상품으로 각광 받던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규모가 최근 급감했다. 홍콩 HSCEI 지수의 하락으로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H지수가 기초자산에서 제외된 것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9월 ELS 발행규모는 3조2121억원으로, 6월 8조3931억원, 7월 7조3226억원, 8월 6조463억원과 비교했을 때 40~50%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 ELS 발행규모는 3월 10조2978억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6~8조원 수준을 유지해왔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홍콩은 물론 국내 증시상황이 불안정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ELS 발행 급감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시장 상황이 좋았던 올해 상반기에는 조기상환이 될 경우 새로운 ELS 상품에 재투자되면서 선순환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LS 상품은 통상적으로 만기기간이 3년이고, 6개월마다 최초기준가격의 일정비율을 넘으면 상환기회가 주어진다.
문제는 ELS 상품의 기초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H지수가 중국 증시 급락과 함께 크게 떨어지면서 조기상환은 커녕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ELS 조기상환 규모를 살펴보면 6월 5조2217억원, 7월 6조9450억원, 8월 3조8235억원에서 9월에는 1조2826억원으로 현저한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지난달 말, ‘특정 지수의 쏠림현상이 계속될 경우 발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입장도 ELS 발행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H지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8.5%다. 당국의 규제 방침이 업계에 전달된 후 이달초부터 H지수가 기초자산에서 사실상 제외된 상태다.
증권사 ELS 상품담당 관계자는 “H지수가 기초자산에서 제외되지 않았어도 이달 발행규모는 감소했을 것”이라면서도 “기초자산에서 아예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됐고, 유럽 등 다른 지수로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 업계에서는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ELS 기초자산에 H지수를 다시 포함해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H지수 쏠림현상에 대한 위험관리 방침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형주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현재 ELS의 월별 발행규모는 감소했지만, 총 발행잔액 대비 H지수 비중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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