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이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95조원 규모로 성장한 파생결합증권에 대해 “노란불이 켜졌다”면서 위험성 관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27일 발표한 ‘파생결합증권 발행현황과 대응방안’ 자료를 보면 ELS(주가연계증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금액은 올해 6월말 기준 94조4000억원으로 2010년 22조4000원에 비해 4.2배 급증했다.
최근 파생상품에서 원금 비보장형 상품의 발행비중이 전체 65% 수준까지 확대되고, 지수형 ELS의 경우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기 위해 복수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기초자산 지수가 많을수록 기대수익률이 상승하지만, 어느 한 지수라도 Knock-in(녹인,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 리스크 또한 증가한다. 또한 홍콩 HSCEI 지수를 기초로 하는 파생상품 규모가 전체 38.5%를 차지하는 등 특정지수에 대한 쏠림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파생상품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 건전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으며, 투자자 환매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특정 지수 쏠림현상에 따른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해당 지수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 발행을 일정기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위험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증권사를 대상으로 유동성 및 건전성 스트레스테스트도 실시한다. 파생상품으로 조달한 자금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특별계정을 설정하도록 해서 증권사 고유계정과 별도로 회계처리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위는 파생상품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주요국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홍콩 HSCEI 지수와 코스피200지수의 경우 녹인 구간을 충분히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형 ELS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이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며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고 바로 손실이 나는 것은 아니며, 상품에 따라 만기 시 주가가 회복되면 약정수익률을 지급하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27일 기준 홍콩 HSCEI 지수는 9427.9p로 주요 녹인 구간인 4500~7850p를 넘어서고 있으며, 코스피도 227.71p로 110~160p 구간에 비해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발행이 중단됐던 ARS는 사모형태로만 발행이 가능해지며, 일반투자자에 대한 판매는 제한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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