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SK, 신세계, 두산이 맞붙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이 각 그룹의 오너들간의 자존심이 걸린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면세점 입찰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바로 '눈치싸움'이다. 기업마다 서울 면세점 재입찰 대상 3곳 가운데 어느 면세점의 후속 사업자로 신청을 넣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면세점 입찰전에는 1곳만 선택해 신청서를 넣는 것도, 3곳 모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해 기업마다 신청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7가지에 달한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들의 사업계획서 접수 상황에 따라 특정 면세점의 경쟁률은 4대 1이 될 수도, 1대 1이 될 수도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철저히 말을 아끼는 이유다.
두산 관계자는 "면세점 입찰 관련 부서 외에는 관련 사항을 전혀 공유하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강화한 상태"라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자' 두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운영 법인과 동대문 발전 업무협약을 맺고, 주변 상인들에게 면세점 입점 동의서를 받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수생' 신세계는 사업장 입지가 '본점'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략을 보안에 붙였다. 이번에도 실패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더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85년간의 유통 노하우를 갖춘 '준비된 사업자'임을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사업자 역시 재승인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수성전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신동빈 회장이 국정감사 당시 발언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를 키워드로 5년 내 세계 1위 면세점이 되겠다는 '비전 2020'을 발표하며 각오를 밝혔다. 롯데면세점 측은 관세청이 제시한 '채점기준'대로만 평가받는다면 재승인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SK네트웍스 역시 오랜 영업능력을 중심으로 카지노와의 시너지 등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후속사업자 선정을 두고 재계 오너들의 자존심이 걸린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면세점(왼쪽 첫번째)과 최태원 SK 회장의 SK네트웍스(왼쪽 두번째)는 현재 운영 중인 면세점 재승인을 위한 수성전을,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왼쪽 세번째)와 박용만 회장의 두산(왼쪽 네번째)은 새로운 도전자로 나서고 있다. (사진=각 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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