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채용할 때 '이것' 본다
2015-09-06 11:00:00 2015-09-06 11: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취업준비 대학생들에게 취직을 잘하려면 자신에 대해 회사가 관심을 갖도록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잘 쓰라고 조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북대, 충남대, 부산대, 전남대에서 개최한 '2015년 지역인재 채용설명회'에서 11개 그룹 인사담당자들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자기소개서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으니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며 "특히 SK와 롯데그룹처럼 외국어 점수, 수상경력 등 스펙을 보지 않는 그룹은 자기소개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가치와 인재상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연결시켜 회사가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적성 시험의 경우 떨어지지 않으려면 평소 본인이 생각한대로 답하고, 면접도 대부분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자기소개서를 허위로 작성하지 말기를 권했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올해 삼성그룹의 신입 채용 절차에 변화가 있다. 직무적합성 평가를 신설하고 SSAT가 GSAT로 바뀌었으며, 창의성 면접이 새로 생겼다.
 
직무적합성 평가는 지원자의 전공과목 이수 내역, 활동경험, 에세이 등을 통해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에세이는 본인이 해당직무에 관심을 가지고 성실히 준비했다는 것이 부각되게 쓰는 것이 좋다.
 
또 지난해까지 일정수준 이상의 학부성적과 어학 성적만 있으면 SSAT에 응시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직무적합성평가에 통과해야만 GSAT에 응시할 수 있다. 모르는 문제를 찍어서 틀리면 감점이 되며, 올해부터 지원 횟수 3회 제한이 폐지됐다.
 
창의적 면접은 전공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 지원자가 독창적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체크하는 과정이다. 삼성전자(005930) 지원자 중 S직군은 GSAT 대신 SW역량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이는 코딩, 알고리즘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CBT형식으로 2문제를 3시간에 풀어야 한다.
 
SK(003600)그룹은 지난 상반기부터 입사지원서에 사진을 제외했다. 외국어 성적, IT활용능력, 해외경험, 수상경력 등 스펙을 기재하지 않는다. 다만, 지원자들의 지원분야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위해 학력, 전공, 학점 등 기본 정보는 본다. 해외영업직이나 제약 연구분야 등 특정 직무 분야에 한해서는 업무 적합성 차원에서 외국어 성적이나 자격증이 필요하다.
 
대신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는 SK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가치관과 행동규범 등을 갖췄는지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직무수행능력은 필기·면접·인턴십 등을 통해 검증한다.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부산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SK 채용담당자와 직무별 담당자 등이 채용 상담과 채용 정보 등을 제공하는 '탤런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LG(003550)는 3개 계열사까지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는 지원하려는 회사의 주력제품과 관련 시장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적어야 한다.
 
인적성검사는 고민하지 말고 본능대로 답해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받지 않게 된다. 한자·한국사는 커리어스LG 홈페이지(http://careers.lg.com)에 있는 예상문제를 참조하면 된다. LG디스플레이(034220)의 경우 영업직은 영어와 중국어를 우대하며, LG화학(051910)은 지역별 직무별로 채용규모가 다르다. 순환근무를 하므로 경쟁률이 높은 서울보다 지방을 공략하는 것이 취업할 확률이 높다. 
 
롯데그룹은 지원 서류에 사진, 외국어성적, 자격증, IT활용능력, 수상경력, 동호회 경험 등 스펙란이 없다. 회사별·직무별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외국어 점수나 자격증을 제출하면 된다.
 
롯데는 전체 채용인원의 40%를 여성으로 뽑을 계획이다. 계열사 중 롯데정보통신, 롯데케미칼(011170), 롯데건설에서 많이 채용할 계획이다. 면접은 인적성검사를 포함해 역량면접, PT, 토론면접, 인성면접이 실시된다.
 
50분간 진행되는 구조화역량면접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지원자의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과 직무역량에 대해 질문한다. 심도 있는 질문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거짓을 기술한 경우 탈락한다.   
 
국내 4대그룹 사옥 1)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2)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3)서울 서린동 SK그룹 사옥, 5)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 각사
   
포스코(005490)그룹은 올해부터 6개 계열사가 채용에 나선다. 이 중 1개사만 지원 가능하다. 올해 직군별 전공제한을 철폐한 대신 직무에세이를 신설했다. 기술공학 지식이 있으면 문과생도 기술분야에 지원할 수 있으며,  새로 신설된 인적성검사 중 적성검사에는 언어, 수리, 공간, 도식, 산식 문제 등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고 배운 경험이 회사의 무슨 역할에 적합한지를 작성해야 한다.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다음과 같은 3가지 사례는 쓰지 말라고 조언했다. '수학여행 때 포항제철 웅장함에 반해서 이번에 지원했다', '해외연수 과정에서 각국 학생 초대해서 한식을 대접했더니 그들과 친해졌다', '나는 비빔밥같은 사람이다', '지나치게 회사 인재상(세계인, 창조인, 실행인)에 맞춰서 작성하지 말라' 등이다.
 
대한항공(003490)의 인재상은 ▲진취적 성향의 소유자 ▲국제적 감각의 소유자 ▲서비스정신과 예절 ▲성실한 조직인 ▲팀플레이어다. 자기소개서는 5가지 인재상에 맞게 경험을 잘 녹여서 쓰는 것이 좋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나 전문적 기술분야만 써서는 안된다.
 
직군별로 전공이 제한돼 있으나 전공자, 복수전공자, 이중전공자는 지원 가능하다. 부전공자는 제외다. 면접은 1차 토론, 2차 PT 역량·영어 구술 테스트, 3차 인성 등 세 단계로 진행된다.
 
현대중공업(009540)은 현대정신(창조적 예지, 적극 의지, 강인한 추진력)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에 본인의 경험이 현대정신에 부합한다는 것을 부각시켜는 것이 좋다. 이공계 중 기계·전기·조선 등을 많이 뽑으며, 인문계는 상경·법정 등이다. 서류전형은 전공, 어학, 학점이 기본이며, 관련 자격증, 수상경력 등을 심사한다. 2차례 면접은 임원면접(인성 면접)과 사장단 면접(정밀 면접)이 있다.
 
한화(000880)그룹의 인재상은 ▲도전적인 한화인 ▲헌신적인 한화인 ▲정도의 한화인이다. 여러 계열사에 중복 지원할 수 있다. 인적성 검사(HAT) 폐지이후 자기소개서 등 서류 심사가 강화됐다. 서류심사를 1차(인사팀), 2차(현업 실무자)에 걸쳐 깐깐하게 본다. 자기소개서에서 인재상에 경험을 접목시켜 직무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KT(030200)는 도전적이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객을 존중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인재를 주로 뽑는다. 이번에 인사, 경영관리는 뽑지 않고 지역을 안배해서 채용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자들의 서류를 전부 꼼꼼히 검토하므로 자기 경험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인적성시험 문제집은 실제 문제와 차이가 있어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면접시 질문을 받으면 바로 답하기보다 2초정도 생각하고 답변하는 것이 면접관에게 진정성을 줄 수 있다.
 
LS(006260)그룹은 LS전선, LS산전(010120), LS엠트론 3개사가 대졸 신규채용을 진행한다. 중복지원은 불가능하다. 서류 지원은 4.5만점에 3.0 이상이면 되지만, 서류 전형 합격자 평균은 3.4 이상이다. 연구개발(R&D) 직군은 석사만 뽑는다.
 
인적성검사는 5단계 평가(S, A, B, C, D)이며 B등급 이상이면 합격이다. 면접은 자기소개서에 대한 1차실무면접과 2차 임원면접이 있다. 만약 면접에서 낙방되면 내년 재도전해도 면접기회를 주지 않는다.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면접 주의사항은 5명이 면접을 볼 때 옆 사람 말하는 것을 듣고 낙담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대림은 해외사업장이 많은 관계로 영어점수가 중요하다. 이공대출신 지원자는 토익스피킹 5이상, 경영대는 6이상이어야 한다. 1차 면접은 토의면접(지원자 5명, 면접관 5명. 찬반 토론 과정에서 태도), 역량면접(1 대 다수, 직무 기초역량 체크, 1인당 20분)이 진행된다. 2차면접은 15분동안 준비한 후 경영진 4~5명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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