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을 둘러싸고 거품론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채권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2.9bp(1bp=0.01%) 내린 1.645%로 사상 최저 수준을 또 갈아치웠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 감소 등 부진한 국내 경제지표가 확인된 영향이다.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영향까지 더해진 점도 금리 하락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저수준에 도달한 채권금리 수준은 부담이지만 이 같은 금리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한욱 교보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저수준에 도달한 국고채 3년물 금리 레벨은 부담되지만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확인된 9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영향과 글로벌 금리하락, 대내외 경기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채권매수 심리가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채권가격이 과도하다는 진단과 함께 장기간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금리는 오름세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값 거품론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채권은 만기보유시 이자와 원금을 받는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이라며 "주식이나 원자재 손실을 피해 낮은 금리라도 받겠다는 투자수요로 채권시장이 일시적인 강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비이성적이라고 볼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채권부문 관계자는 "안전자산 수요는 커지고 수요와 공급을 위해 채권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매수고민이 될 정도로 부담이 되는 것도 맞다"면서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지금 상황에서 현재의 채권가격은 매우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과거 3년을 돌아보면 채권시장 버블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보면 이 자체가 시장이기 때문에 융통성 있는 듀레이션(투자기간)을 통해 포트폴리오 구성만 제대로 하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7~ 8월까지 이어진 금리하락세는 일단락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9월 채권시장은 변동성 장세로 진입할 것이란 얘기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채권시장의 관심국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며 "9월 월초 고용지표 발표부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기준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은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채 금리는 유가 반등으로 인한 기대인플레이션 심리 상승에 의해 장기물 금리가 올랐다. 만약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지면 정책 변수에 민감한 5년 구간의 금리상승으로 장단기 스프레드도 확대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금리는 하반기 고점을 형성한 뒤 동시에 국내 장기물 불안이 심화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70bp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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